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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애교, 사회적 약자의 언어
2017년 11월 21일 (화) 14:11:30 이혜주(정치외교 1) 학우 -
  최근 ‘현아가 섹시 댄스 요청받은 나이 18살, 전지현이 애교 요청받은 나이 35살’이라는 게시물을 봤다. 해당 게시글 관련 영상을 찾아보니 35살인 전지현이 어린아이처럼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혀 짧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애교에 관한 논란은 2013년에도 있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서 당시 아이돌 걸그룹 카라의 멤버였던 강지영이 MC들로부터 애교를 보여 달라는 요구를 받고 눈물을 터뜨린 것이다. 당시 여론은 ‘애교 한 번 보여주면 되지 그게 울일이야?’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애교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일부 아시아권 나라에서만 보인다. 애교는 영어로 charm(매력)이라고 번역되지만 이는 애교의 특성을 설명해주지 못해, 한국어를 그대로 따서 ‘aegyo’라고 한다. 한 사전에 의하면 ‘놀랍게도’ 애교가 여성성을 표현한다고 서술돼 있다. 그러나 외국 위키에서 애교는 아기와 같은 순수함, 어린아이와 같은 매력 등 아이의 모습을 따라 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독립적이고 성숙한 모습을 여성성으로 보는 서양 국가에서는 애교와 같은 귀여운 행동을 하거나 이를 좋아한다면 롤리타 콤플렉스의 의심을 받아 심한 비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애교는 여성이라면 있어야 하는 하나의 덕목이다.

  사실 애교는 여성과 남성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남성들이 주로 있는 군대 조직 내에서 하위 병사가 상위 병사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 성별에 상관없이 직장 내에서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부하가 애교를 떠는 것이 그 예다. 상사가 부하에게 애교를 부리지는 않듯이, 애교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 하는 행동이다. 따라서 애교는 아부, 아첨과 비슷한 단어로 약자가 강자에게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동인 애교를 우리사회에서는 남성이 여성에게 요구한다. 이는 남성이 남성이라는 권력을 갖고 여성에게 특정 위치를 요구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애교가 논란의 대상이 됐고, 과거 강지영이 애교를 거부했던 것이 재조명됐다.

  프랑스 계몽 사상가 디드로는 ‘남성이 힘으로 얻는 것을 여성은 술책으로 남성을 유혹해 얻는다’고 했고, 여기서 술책은 애교를 뜻했다.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애교는 여성의 무기로 여겨졌다. 필자도 가족 혹은 친구들에게 잘 보이고 싶거나 장난으로 애교를 부릴 때가 있으므로 애교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애교를 여성으로서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하는 덕목으로 보는 것은 여성 인권을 해하는 것이다. 여성의 무기로 여겨지는 애교는 유아적 특징을 연기함으로써 연약하고 의존적인 모습과 수동적 모습을 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애교는 여성을 남성에게 종속시키는 부당한 사회 현상과 교육으로 형성됐다. 따라서 더는 여성에게 애교를 요구해서는 안 되며, 여성에게 애교를 요구하는 사회가 지속되는 이상 우리사회의 여성 인권은 그대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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