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진짜' 친구는 몇 명입니까?
당신의 '진짜' 친구는 몇 명입니까?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7.12.04 1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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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 속 어려운 과제, 인간관계
  자기계발 강의나 서적에서는 늘 인간관계 맺기가 중요한 능력이라고 말한다. 많은 어른들은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접해보라고 한다. 그러나 최근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 다이어트’, ‘인간관계 미니멀리스트’ 등을 자청한다. 넓고 가벼운 인간관계에 피로감을 느끼며 자신이 의미 없는 연락처를 쌓아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과연 인간관계는 넓을수록 좋은 것일까?



  ‘넓은 인간관계’는 능력인가
  과거부터 우리사회는 학연, 지연과 같은 연고주의가 팽배한 사회였다. 따라서 같은 지역이나 학교 출신이라는 조건은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하더라도 조금 더 쉽게 그 사람과 관계 맺는 것을 가능케 했다. 또한 사회가 발전하면서 생겨난 SNS는 사람들이 쉽고 편리하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게 했다. 사람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여러 사람들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우리사회는 사람들이 쉽게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도록 변화해왔다.

  이에 사람들은 ‘넓은 인간관계’를 하나의 능력으로 생각하게 됐다. 강예영(20. 여) 씨(이하 강 씨)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나는 굳이 여러 사람을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친하지 않은 여러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적더라도 친한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게 좋다. 그런데 부모님은 나의 이런 모습을 보시고 ‘젊을수록 사람을 더 많이 만나 인간관계를 넓혀야 나중에 도움이 된다’며 ‘너는 인간관계 분야에서 능력이 없다’는 말씀을 하셨다. 나는 지금의 내 인간관계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어서 부모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풍요로운 인간관계 속 외로움
  현대사회에서 SNS는 사람들이 넓은 인간관계를 구축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최근 넓은 인간관계를 맺고 나서 오히려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닐슨코리아가 조사한 ‘사회적 관계와 소통에 관한 한국인의 인식조사’에서는 한국인의 70%가 외로움을 느낀다는 통계가 나왔다. SNS로 아는 사람을 만드는 것은 쉬워진 반면 진심을 주고받는 관계를 만드는 것은 어려워진 것이다. 임효성(20. 여) 씨(이하 임 씨)도 이와 같은 경험이 있다. “예전에 친구와 술을 마시고 싶어서 휴대폰에 저장된 연락처를 봤다. 그런데 연락할 사람이 없었다. 어느 정도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연락처를 보관했지만 편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때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의 사회생활이 된 인간관계
  인간관계는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필수적이다. 하나의 공동체에서 구성원들이 결집되기 위해선 원만한 인간관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정다영(20. 여) 씨(이하 정 씨)는 인간관계도 하나의 사회생활이라고 말한다. “나에게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사회생활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구속이다. 나는 원래 아는 사람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아니면 굳이 연락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 동기들에게도 먼저 연락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몇몇 대학 동기들이 내가 연락을 잘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서운함을 표현했다. 또한 동기들 사이에서 연락을 잘 하지 않는 한 동기의 성격이 좋지 않다는 소문이 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이후로 동기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과 꾸준히 연락하지만, 이런 인간관계에 피로감이 든다.”

  또한 SNS는 인간관계가 사회생활의 일부분이 되도록 촉진한다. SNS는 언제나 자유롭고 빠른 소통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이는 몇몇 개인에게 일상을 구속받거나 감시당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정 씨는 SNS가 포장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친하지 않은 대학 선배가 SNS에서 친구를 요청했다. 친하지 않은 사람과 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부담스러워 그 요청을 거절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는 점에서 눈치가 보여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SNS에서 그와 친구를 하게 됐다. 이렇게 안 친한 사람들이 SNS로 내 일상을 알게 되는 것이 불편하다. 정말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하고만 인간관계를 유지한다면 자유롭고 편할 것 같다. SNS에서 친하지 않은 사람과 억지로 친구를 맺다보니 SNS가 겉으로 포장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느낀다.”


  인간관계가 어려운 이유
  최근 많은 사람들은 ‘인간관계가 어렵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인간관계는 첫 만남 이후 서로가 상대방에게 맞춰가는 여러 과정이 있어야 친밀감이 쌓이며 관계가 유지된다. 일부 사람들은 개인의 성격과 환경에 따라 더 쉽게 타인을 만나고 타인과 빨리 친해진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각자 다른 환경 속에서 다른 사고를 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타인과 처음부터 잘 맞아 친밀감을 쌓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임 씨도 이런 과정이 어렵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때 사귄 친구와 처음에는 잘 맞았다. 그런데 친해질수록 그 친구와 공감대가 맞지 않았다. 내가 그 친구에게 억지로 웃어주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감정적으로 피곤해졌다. 나는 어느 정도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감정적으로 피곤해도 참고 그 친구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결국 서로 다른 대학에 진학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자연스럽게 그 친구와 멀어졌다.”

  서로 상대방에게 맞춰가며 친밀감을 쌓았다고 해도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바쁜 생활 속에 사는 다수의 현대인들은 한정된 시간 동안 타인과 만난다. 이에 사람들은 한정된 시간 동안 사람을 만나며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승연(20. 여) 씨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나는 사람과 친해지는 건 쉬운데 그 관계를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나는 고등학생 때 사귄 친구들과 다른 대학에 진학하고 현재 다른 지역으로 이사했다. 그래서 예전에 한 동네에서 쉽게 만났던 친구들을 지금은 약속을 잡아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니 친구들과 약속 시간을 맞추는 것이 힘들다. 올해 초에는 어떻게든 노력해서 여러 개의 약속을 잡았었다. 그런데 시간이 안 맞거나 해야 할 일이 많아 약속을 자주 깼다. 처음에는 나를 이해해주던 친구들도 이런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자 나에게 서운함을 느꼈다. 결국 지금은 그들과 관계가 멀어졌다. 나도 그 친구들과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인맥 거지를 자처하는 현대인
  최근 일부 사람들은 인맥을 줄이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에 ‘인맥 다이어트’, ‘인간관계 미니멀리스트’, ‘인맥 거지’ 등의 단어들이 등장했다. 이는 형식적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이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본인과 가까운 관계의 일부 사람들과 연락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걸 일컫는다. 강 씨는 본인이 인간관계를 줄이게 된 계기를 말했다. “어렸을 때는 모든 친구들과 다 잘 지내고 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이 잘 맞지 않는 친구와도 잘 지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중학교를 다니다 친해진 친구 A가 있었다. A는 친구가 많아서 나에게 자신의 친구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나도 당시에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게 좋아서 A와 잘 지냈다. 그런데 A가 본인이 친구가 많다는 것에 우월감을 느끼며 다른 친구들을 따돌린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 A의 모습에 실망해 A와 다퉜고 그 이후로는 만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중에 A의 수많은 친구들 중 그를 싫어하는 친구가 여럿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A처럼 허황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 이후로 모든 사람에게 애정을 쏟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대신 진짜 친구라고 느껴지는 사람들에게 더욱 집중한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들기 위해
  바쁘고 치열한 현대사회에서는 ‘나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삶’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넓거나 좁은 인간관계가 아닌 건강한 인간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본인의 행복’을 달성하는 것이다. 주위의 사람들을 알려고 하는 것보다 먼저 본인의 마음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본인 스스로를 잘 알아야 주위의 사람들과 행복할 여유가 생긴다. 만약 당신이 첫 번째 단계를 완성했다면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건강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가 가장 어려운 단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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