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학교'에 대한 고찰
'좋은 학교'에 대한 고찰
  • 한송희 (화학 4)
  • 승인 2017.12.0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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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학교의 정의는 각각의 상황이나 조건, 질문을 받은 사람들에 따라 그 내 용이 수없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필자는 학우들에게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좋은 학교란, 과연 무엇일까?

  졸업을 앞둔 필자는 좋은 학교를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존경하는 스승에게 지식을 공부하며, 동시에 인생에 있어 잊지 못할 인연을 쌓아가는 소중한 공간.’ 그렇게 좋은 학교를 정의한 필자 자 신에게 다시 한 번 물어봤다. 그럼 우리 대학은 필자에게 있어 좋은 학교냐고. 이 질문을 다시 생각했을 때 수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대학에 대한 애정이 없어서라기보다는 마주했던 현실들과 필자가 만났었던 이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로 다시 우리대학을 바라봤을 때 과 연 좋은 학교였는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첫째,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것은 지식적으로도 성품으로도 그 사람을 우러러 본다는 것이다. 우리대학에서 존경할 만 한 교수님들도 많이 뵀다. 그러나 올해는 그럴 수 없는 교수님들이 참 많았다고 느껴져 속상했다. 우리대학의 창립 이념을 돌아보면, 여성이 자주적으로 공부하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길 바라는 차미리사 여사님의 뜻이 담겨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몇몇 수업에서는 교수님이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고, 전통적인 여성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내용 등을 언급 한 경우를 봤다. 수저론(금수저, 은수저 등)을 언급하거나, ‘여자는 결혼을 잘해야 성공한다는 말들이 교수님들을 거쳐 숱한 학우들에게 흘러 들어간다.

  둘째, 자신이 겪은 피해만큼 자신의 후배들은 이러한 피해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받은 만큼 자신의 후배들에게도 흘러 보 내줄 수 있는 길을 학교에서 만들어야 한다.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선배들이 무서워서 전과를 신청했다는 한 학우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폭력을 가하지 않았어도 억압과 은밀한 따돌림이 그 학우를 얼마나 괴롭게 했을지 느껴졌던 일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그 학 우의 입장이 됐을 때 과연 그 당사자는 어떻게 행동했을지 궁금하다. 10년을 넘게 공부해 들어온 학교에서 좋은 인연을 쌓기는커녕 사람을 피해 다니고, 오늘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전전긍긍 하는 학우들이 우리 공동체에 수두룩하다는 게 그저 가슴 아플 뿐이다.

  대학은 일진 놀이를 하는 곳이 아니 고, 수동적으로 스승의 잘못된 사상을 그저 흡수하는 곳도 아니다. 진정한 좋은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만 발전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의 곪은 문제들도 돌아보고 하나씩 고쳐나가야 함을 학우와 교수 등 모든 구성원들이 인지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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