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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대학 등록금? 대학 입학금
대학 입학금 논란을 파헤치다
2018년 03월 20일 (화) 15:51:49 정예은 기자 ye31301995@duksung.ac.kr
  대학 입학금이 2022년에 전면 폐지된다. 대학 입학금이 폐지되면 신입생의 재정부담이 완화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대학이 안정적으로 벌어들이던 수익이 사라지는 만큼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학 입학금이 왜 폐지되는지, 그리고 대학 입학금 폐지에 따른 영향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대학 재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대학 입학금,
  대학마다 금액과 용도는 천차만별
  대학 입학금은 신입생이 대학에 입학하며 지불하는 비용이다. 등록금에 대학 입학금이 더해지며 매해 신입생은 과중한 금액을 부담해왔다. 교육부의 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의하면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 248곳의 평균 대학 입학금은 57만 원이었다. 이는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의 8.5%에 해당하는 액수다. 또한 국립대학의 평균 대학 입학금이 14만 3천 원이었던 반면, 사립대학의 평균 대학 입학금은 67만 8천 원으로 밝혀져 대학 입학금이 대학 종류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대학이 매해 많은 대학 입학금을 걷는데도 오랫동안 대학 입학금의 뚜렷한 사용처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10월 10일, 교육부는 전국의 4년제 사립대학 156곳 중 80곳으로부터 대학 입학금의 사용 내역을 전달받고 이를 토대로 ‘사립대 대학 입학금 실태 조사 결과(이하 대학 입학금 조사)’를 발표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80개의 대학은 입학금의 20% 내외만 입학과 관련된 업무에 사용했고, 나머지 80% 내외는 대학 운영비, 홍보비 등 입학과 무관한 업무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대학마다 입학금 금액이 차이가 나고 대학 입학금이 입학 관련 업무에만 쓰이지 않는 이유는 대학 입학금 관련 법률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고등교육법 제11조 1항에 따르면, 대학은 학생들에게 수업료와 그 밖의 납부금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대학 입학금은 등록금이 아닌 ‘그 밖의 납부금’에 속해 있고, 대학 입학금을 반드시 입학 관련 업무에 써야 한다는 규정이 없어 대학 입학금의 금액이나 사용처를 정하는 것은 모두 대학의 재량에 달렸다.


  산정 근거가 불명확한 대학 입학금,
  2022년까지 전면 폐지돼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출마 당시 대학 입학금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지난해 7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일정 비율로 입학금을 점차 줄이는 ‘대학 입학금의 단계적 폐지’가 포함됐다. 이에 지난해 8월, 국립대학은 대학 입학금 폐지 입장을 밝혀 올해부터 국립대학에서 대학 입학금이 전면 폐지된다. 또한, 교육부는 사립대학에게 대학 입학금을 인하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교육부는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정부와 사립대학, 대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대학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체’에서 사립대학의 대학 입학금을 전면 폐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월 18일, 사립 전문대학도 올해부터 5년간 대학 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밝히면서 2022년에는 모든 대학의 대학 입학금이 사라질 예정이다.

  정부와 사립대학 측의 합의안에 따르면, 사립대학이 신입생에게 받는 대학 입학금 중 실비(실제 입학 관련 업무에 사용되는 비용)로 인정된 20%는 정부가 지원하지만 나머지 80%는 대학 스스로 감축해야 한다. 평균 이하의 대학 입학금을 걷는 대학은 2021년까지 대학 입학금을 매년 대학 입학금의 20%씩 줄이고, 평균보다 높은 금액의 대학 입학금을 걷는 대학은 2022년까지 매년 16%씩 대학 입학금을 점차 줄여야 한다. 이에 교육부 신미경 대학장학과장은 “학생 입장에선 대학 입학금에 대한 부담이 완전히 없어지게 된다”고 밝혔다.


  대학 입학금 폐지되면
  교육의 질 하락 우려돼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학이 받은 대학 입학금 총액은 2,300억 원에 달했다. 대학 입학금이 폐지되면 사립대학이 정부가 지원할 대학 입학금의 20%를 제외하고 대학 입학금의 80%인 1,900억 원 정도를 부담하게 된다. 이에 재정 부담이 크게 증가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사립대학은 재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대학 입학금 제도 개선 협의체에 대학 입학금 중 40%를 실비로 인정하고 등록금 인상을 허용해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했으나 이는 최종 합의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대학 입학금 조사에서 대학 입학금의 상당 비율이 대학 행정 업무에 사용됐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대학 입학금 폐지는 추후 행정 업무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25일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완수 위원은 서울시립대학교(이하 서울시립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2012년에 발표된 반값등록금 정책 이후 서울시립대가 제공하는 교육의 질이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반값등록금 정책을 시행하기 이전인 2011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서울시립대의 세입액은 절반에 불과했다. 이에 재정 부족으로 서울시립대의 2017년 강좌 수는 2011년과 대비해 18.6%, 시간 강사의 수도 39.6% 감소했으며, 100명 이상의 학생을 수용하는 대형 강의의 경우 57개에서 112개로 늘어나 교육의 질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대학 입학금 폐지 논의에서 제외된 대학원,
  학부 재정의 부담을 대학원이 전가 받아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였던 대학 입학금 폐지는 현실화됐지만 대학원 입학금 폐지는 논의에서 제외돼 대학원생의 불만이 많다. 또한 대학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대학원 등록금이 인상됐던 전례가 있어 대학 입학금의 폐지가 대학원 대학 입학금의 인상으로 이어지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15년에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사립대 대학원들이 등록금을 동결하는 대신 대학원 등록금을 대폭 올린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원 중 등록금을 전년 대비 30% 넘게 올린 곳도 있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는 “등록금을 올리지 못한 대학들이 수입 절감에 따른 부담을 대학원에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대학을 졸업하고 우리대학원에서 심리학과 석사 과정 중인 이지은(27. 여) 씨는 “대학 입학금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 입학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마땅히 알아야 한다”며 “대학 운영에 필요한 돈 이상으로 학생의 사비를 걷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동국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진규(28. 남) 씨도 “대학 입학금뿐만 아니라 대학원의 대학 입학금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과 대학원은 별도의 기관이기에 재정은 각자 독립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며 “하지만 공과대학처럼 실험 장비를 공유하는 경우에는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과 정부 양측이 노력해야
  지난 2013년에 한국장학재단이 발표한 ‘학자금 부담 완화 방안 모색을 위한 대학 입학금 현황 조사 연구’에 따르면 2012년부터 사립대학 입학금이 인상되는 추세를 보였다. 등록금 대비 대학 입학금의 비율도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꾸준히 감소하다가 2012년부터 증가했다. 해당 연구는 이 현상의 원인으로 2012년에 이명박 정부가 도입한 국가장학금 제도를 거론했다. 국가장학금 2유형은 대학이 등록금을 인하하거나 동결해야 지원받을 수 있어 대학이 등록금을 낮추면서 발생한 재정 손실을 대학 입학금으로 메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대학 입학금 폐지가 확실시되면서 대학의 부족한 재정 문제를 해결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에 이지은 씨는 “재정을 대학 입학금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며 “대학 입학금 폐지로 인한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경영자가 외부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규 씨 역시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모두 기업과 연계해 지원과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이는 교수와 학생들의 연구에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열악한 투자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국대학신문의 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OECD 국가들이 평균적으로 자국 GDP의 1.2%를 고등교육 재정에 투자한 반면, 우리나라는 GDP의 0.8%의 예산만 고등교육에 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이진규 씨는 “재정 충당 방법에 있어서 국립대학은 국가 지원을 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사립대학은 국립대학이 받는 만큼 국가적 지원을 많이 받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가 사립대학에 고등교육 역할을 맡기면서도 등록금 인상 규제 등 재원 조달에 제재만 가하는 상황이다. 대학 입학금이 폐지되며 대학의 재정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정부 역시 고등교육에 책임감을 갖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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