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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미래 식량, 식용곤충
곤충에게 한 발짝 다가가다
2018년 03월 21일 (수) 11:44:18 이수연 기자 wowow77777@duksung.ac.kr
  애벌레. 밀웜. 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이것들을 먹는다고? 이 중 하나라도 내 입 속에 있다면 썩 내키진 않을 거다. 또한 이를 씹어서 삼키기까지 많은 고뇌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곤충을
  먹는다고?
  곤충을 먹는 일이 우리와 아주 동 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미 수 세기 동안 사람들이 곤충을 먹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대 그리스에서는 매미를 품격 있는 간식으로 여겼다. 또한 로마인들도 풍뎅이 유충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차 농업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곤충보다 농작물을 우선시하며 농작물을 파괴하는 곤충들을 해충으로 취급했다.

  그렇게 우리는 오랫동안 곤충을 멀리하며 살았고 지금도 곤충이라면 그다지 달갑지 않다. 하지만 2050년에 들어서면 세계 인구가 약 9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인구의 증가 속도는 빠르다. 그에 따라 식량에 대한 수요 역시 급격하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 생산량이 그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식량 문제가 대두됐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식재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돼 미래 식량의 도입이 시급해졌다. 양평곤충박물관 김기원 학예사(이하 김 학예사)는 “옥수수나 밀 같은 농작물을 생산할 때 농약과 비료를 과도하게 사용해 환경이 황폐해졌고 *DDT까지 등장하면서 생태계가 파괴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식용곤충을 새로운 미래 식량으로 발표했다.

   
▲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식량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보여준다. 출처/Thought.Co

  너, 알고 보니
  꽤 쓸모 있구나!
  식용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떠오른 만큼 그 가치는 크다. 우선 식용곤충을 식재료로 사용한다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식재료를 생산할 때 우려되는 환경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다. 국립농업과학원 곤충산업과 황재삼 연구관(이하 황 연구관)은 “현재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양은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18%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곤충은 대부분의 가축보다 상당히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므로 가축을 사육하는 것보다 곤충을 키우는 것이 더 친환경적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식량을 생산하는 데 이용할 토지의 범위가 줄어든 상황을 고려했을 때도 식용곤충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황 연구관은 “지구온난화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면적이 줄었는데 식용곤충을 생산할 때는 큰 면적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식용곤충을 생산하는 과정은 다른 식재료를 생산할 때보다 경제적으로 효율적이다. 황 연구관은 “곤충은 한 번에 알을 수십 개에서 수백 개까지 낳고 곤충이 다시 알을 낳기까지 기간이 짧아 세대가 1년에 여러 번 순환된다”며 “그래서 단기간에 식용곤충을 대량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용곤충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사료와 노동력이 육류를 생산할 때보다 현저하게 작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식용곤충의 영양적 가치는 다른 육류에 못지않다. 실제로 식용곤충은 소고기, 닭고기 등 주요 단백질원의 대안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다. 황 연구관은 “곤충의 영양 성분을 분석했을 때 3대 영양소가 적절히 포함돼 있다”며 “무기질, 비타민과 같은 미량 영양소가 많이 함유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혈류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진 불포화 지방산이 총 지방산의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 강연회 TED ‘우리는 곤충을 먹어야 하는가?’에서 노란 딱정벌레 유충을 이용한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TED

  아직은
  네가 무서워
  하지만 식용곤충이 여러 장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곤충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식용곤충이 대중화되지 않았다. 이수빈(21. 여) 씨는 “아무리 식용곤충의 영양가가 높다 해도 식용곤충으로 만든 음식은 못 먹겠다”며 “보기만 해도 싫은 곤충이 내 몸속에서 소화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소름 끼친다”고 말했다. 김 학예사 역시 “곤충을 먹는다는 건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영양보다는 맛을 고려해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래 먹는 음식을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며 “이런 기술이 상용화되면 식용곤충이 대중화되기엔 힘들 수 있겠지만 식용곤충이 식량이 부족한 나라에 수출되는 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식용곤충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자연하나’ 민철식 부대표는 “식용곤충을 사육하는 농가가 증가하고 식용곤충을 이용한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며 “우리나라에서 식용곤충의 효능과 효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이는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곤충을 반찬처럼
  꺼내 먹어요
  아직 곤충에 대한 혐오감이 만연해 있지만, 우리나라 곳곳에서 식용곤충을 대중화하려는 노력이 일고 있다. 황 연구관은 “식용곤충이 지닌 장점을 부각해 이에 대한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에 곤충산업관은 식용곤충의 기능성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식용곤충의 장점을 부각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농촌진흥청에서도 식용곤충이 우리의 식탁에 올라올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고소애로 만든 한식’, ‘오물조물 쿡쿡 어린이 곤충조리교실’과 같은 책도 발행해 사람들이 식용곤충식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 고소애 다짐을 넣어 만든 ‘고소애 해물파전’이다. 출처/농촌진흥청

  곤충에 대한 혐오감이 만연해 있는 지금, 식용곤충이 당장 우리의 밥상에 자주 등장하는 식재료가 되기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어렸을 때 다들 한 번쯤 번데기를 먹어보거나 이를 먹는 사람들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징그럽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 식품으로 자리 잡아 소비됐다. 이를 보면 식용곤충이 대중화되는 일이 먼일만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누구나 선입견 없이 식용곤충을 가까이 한다면 식용곤충이 우리 식탁에 안착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해본다.

*DDT : 곤충의 신경세포에 작용해 나트륨이 세포막을 이동하는 것을 막는 살충제로 이의 반감기가 길어 잘 분해되지 않아 식물에 흡수된 후 생물농축을 통해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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