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사스
언론과 사스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5.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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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에 의해 가려진 사스의 진실

  얼마 전 돌아온 중국 유학생 친구가 전하길 "자고 일어나면 어제 옆방 애가 죽었다는 소문만 들릴 뿐, 그 아이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사스(SARS)가 감염될까 각자의 안전만 신경 쓰고 있어."란다. 이말은 어느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공포스런 인터뷰보다도 나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왔다.

  인구가 1천3백만명인 베이징은 이제까지 7백여명이 사스에 감염되었고 4월말을 지나 사스 환자가 하루 평균 1백여명씩 증가 추세를 보인다. 지금 북경은 사스의 공포 때문에 시민들이 생활필수품을 사모아 생활필수품은 동이난 상태이고, 심지어 시민들이 북경을 떠나려고 하는 움직임이 보이자 '북경 봉쇄설'이 퍼지고 있다. 사스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우리나라에서도 지난달 24일 첫 사스 의심환자가 발생해 온 국민이 공포에 휩싸였다. 사스 의심환자는 23일 북경에서 들어온 40대 남자로 사스 증상을 보여 격리 수용되었으나 현재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사스 환자가 아닐 수 있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사스 의심환자에 대한 판정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것을 어찌 믿으리오.

  중국에선 2월 중순부터 사스 환자가 급증했지만 중국 당국은 사스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과 중국 언론은 사스 환자의 상태와 현황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모면하려고만 했었다. 결국 4월 말 베이징대, 칭화대에 환자가 발생하고, 외국 언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태도가 돌변하여 사스의 심각성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스는 큰 병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라던 중국 언론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사스가 제2의 에이즈라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 언론이 일찍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국민들에게 예방대책을 마련할 여유를 줬다면 지금과 같은 참사는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스 환자가 하루에 1백여명씩 증가하는 이 시점에 와서야 정확한 통계와 함께 중국 사스의 현황을 세세히 전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보화 시대, 인터넷이 널리 통용되는 이 시점에서 중국 언론이 사스를 묵인하고 있었다는 것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 중국 언론의 횡포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의 언론도 중국의 언론과 다를 바가 없다. 중국의 사스 소동이 언론을 통해 보도될 때 한국 언론에서는 사스는 엄청난 재앙으로 죽을병이라고 보도하며 국민들을 공포와 불안으로 몰아넣으며 한국은 사스 안전지대라는 것을 은근히 자랑삼아왔었으나 첫 사스 의심 환자가 발생하자 언론의 태도는 180°바뀌었다. 한국 언론은 우리나라가 사스 안전지대라고 불리 울 때는 중국의 언론을 비판하기도 하고, 사스는 걸리면 다 죽는다는 식의 보도, 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절대 바깥 출입을 해서는 안된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얼마 후, 한국 언론은 사스 의심환자가 나오자 사스는 손을 깨끗이 씻고 타인의 침과 배설물이 튀지 않게 조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민을 사스로부터의 공포를 없애고 안심시켜주려는 의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되지만 조금만 깊이 생각해보면 진정 국민을 위하는 언론인가를 의심하게 한다.

  이번 사스를 보도하는 언론을 보면서 지금 우리는 '사스와의 전쟁'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언론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대학신문에 몸담고 있는 기자로서 언론의 역할과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고, 언론의 소신 없는 보도에 얼마나 믿음을 가져야 할지 의문이 든다.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를 존중하여 진실하고 정확한 보도, 소신 있는 보도를 해야한다는 의무를 망각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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