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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돋보기]2018년, 이 땅에 진정한 봄이 오는가
2018년 04월 16일 (월) 14:32:28 나재연 기자 njen530207@duksung.ac.kr


  “이 땅에 봄은 있느냐” 이는 지난 3일 제주 4.3사건 70주년 추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낭독한 추념사이자 지난 70년간 제주도가 외쳐온 물음이었다. 또한 이 말은 한국전쟁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학살당했던 제주 4.3사건을 겪고 마음 편히 ‘봄’을 맞을 수 없는 제주도의 한이 담긴 말이다.

  제주 4.3사건의 불씨는 1947년 3.1절 추념식에서 시작됐다. 경찰이 총을 발포해 민간인 6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상을 입은 것이다. 이 사건으로 제주도의 남조선로동당(이하 남로당) 제주도당이 조직적 반경찰 활동을 진행했고, 제주도민의 95% 이상이 민·관 총파업에 참여했다. 그러나 미군정은 도민들의 분노에 강공정책으로 대응한다. 제주도에 파견된 응원경찰은 2,500명의 도민을 무더기로 검거해 고문하고, 우익청년단체인 서북청년회는 민간인에게 폭행을 일삼았다. 이러한 위협 속에서 제주도의 민심은 더욱 흉흉해져갔다.

  이러한 배경에서 남로당 제주도당은 1948년 4월 3일에 무장봉기를 일으킨다. 이어 5.10 남한 총선거에서 제주도의 투표수가 과반을 넘지 못해 무효처리 되기까지 하자, 미군정과 정부는 제주도를 정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이에 정부는 제주도의 좌익세력을 탄압하기 위해 제주도에 군병력을 파견하고, 중산간 지대를 통행하는 사람들을 총살하겠다는 포고문을 발표했다. 이후 중산간 지대는 완전히 초토화됐다. ‘제주4.3사건진상보고서’에 따르면 1948년 4월 3일부터 1954년에 이르기까지 약 3만 명으로 추정되는 도민이 사망하고, 중산간 지대 마을의 95% 이상이 불타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수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승만 정권과 군사 정권은 제주 4.3사건을 ‘중앙 남로당 정부의 사령을 받아 일어난 폭동’으로 규정했다. 이에 제주도민은 죄 없이 학살당한 억울함을 풀기는 커녕 1980년대 후반까지 ‘빨갱이’가 아님을 증명하려 노력해야 했다.
  

     
   
지난 3일 제주 4.3사건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이다. <출처/SBS>

   
    제주 4.3사건의 억울함은 1978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을 시작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이후 시민단체와 학계에서 제주 4.3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연구가 잇따라 발표되며 본격적인 진상규명이 이뤄졌다. 이윽고 2003년, 제주 4.3 위령제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 공권력에 의한 학살을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뒤늦게라도 제주도민에게 돌아가야 할 사과와 위로가 이뤄진 것이다.

  그리고 2018년 오늘날, 문 대통령이 제주 4.3사건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4.3의 완전한 해결”을 약속했다. 그러나 제주 4.3사건은 아직도 이념의 잣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날 추념식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추념식을 “남로당 좌익 폭동에 희생된 제주 양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사”라 말했다. 이어 4월 3일을 “양민이 무고한 죽음을 n당한 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좌익 무장 폭동이 개시된 날”이라며 이날 제주 양민의 희생을 추념하는 것은 제주 양민들을 향한 모독이라고 말했다. 이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을 좌익 폭동으로 왜곡해 심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제주 4.3사건을 옭아매온 이념이 여전히 우리사회에 남아있다. 문 대통령은 “제주도에 봄이 오고 있다”고 말했지만, 제주도에 ‘진정한 봄’이 오기 위해서는 우리사회가 제주 4.3사건을 향한 이념의 잣대를 벗어던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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