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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일상, 브이 로그
기자석
2018년 05월 28일 (월) 12:38:00 김수연 기자 -

  요즘 문화 콘텐츠를 주도하는 키워드는 단연 ‘일상’이 아닐까 싶다. 그중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V-LOG(브이 로그)’라 불리는 영상매체다. 이것은 비디오(Video)와 블로그(Blog)가 결합한 단어로, 자신의 일상을 기록한 영상물을 한다.

  브이 로그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유튜브에 브이 로그를 검색하면 조회 수 120만 건을 기록한 것부터 10분 전에 업로드된 것까지 방대한 양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브이 로그의 가장 큰 특징은 ‘잔잔함’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속에선 자극적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는 것이 주요 목표인 현대사회에서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는 살아남기 어렵다. 이 관점에서 보면 브이 로그는 시대를 거스르는 역행적 테마가 가득한 매체다. 이런 시대착오적 코드가 중심이 되는데 최근 브이 로그의 구독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신예유튜버의 탄생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브이 로그는 사람들의 욕망이 뭉쳐 탄생한 매체다. 자신의 하루를 공유하고 싶은 욕망과 타인의 하루를 들여다보고 싶은 욕망이 결합해 호혜적인 콘텐츠가 탄생한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관점으로 하루를 살기 때문에 타인의 일상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적다. 그 때문에 타인의 관점을 경험하고자 하는 암묵적 욕구가 존재하고, 이는 브이 로그를 시청하면서 충족할 수 있다. 또 사람들은 자신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상에 일종의 안도감을 느끼고, 그 과정에서 유튜버와 함께 생활하는 듯한 친밀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힐링’의 종류로 자리 잡았고, 많은 이들이 욕구 충족이라는 본질적 감정을 느낌으로써 브이 로그의 매력에 빠진다.

  이는 대리 경험과 대리 만족의 일면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제주도에 가고 싶으면 제주도민의 일상을 보며 대리 만족을 하고, 맛집의 후기를 알고 싶으면 해당 가게를 간 유튜버의 일상을 보면 된다. 의사가 장래희망인 사람은 의사의 일상을 담은 영상을 보고 취업준비생은 회사원의 하루를 보며 자신의 목표를 향한 열망을 재정비 하는 시간을 갖는다.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의 재학생이 찍은 일상을 보는 것은 입시생에게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고, 실제로 영상에 달린 댓글을 보면 많은 입시생이 이를 통해 자극을 받는다. 구독자는 유튜버에 자신을 이입하며 능동적 수용자로서 자아를 실현한다. 따라서 브이 로그는 찍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그 용도가 달라지며 구독자의 특성 또한 범주화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브이 로그의 유동적 특징은 동기부여에 영향을 주고, 타인을 통해 긍정적 경험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갖는다. 경험을 중시하는 현시대의 사고방식처럼 사람들에겐 백 마디의 설명보다 20분의 영상이 마음에 더 크게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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