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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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2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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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달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연이은 출마의 변으로 한국 사회가 시끄럽다. 매번 돌아오는 선거철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공약이다. 헬조선이라는 국적 불명의 표현이 이제 관용어로 굳어진 한국 사회의 단면이 반영된 결과다. 더불어 청년층의 투표 참여 의지가 높다는 설문조사를 접할 수 있다. 이는 과거와 달리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청년층의 의지를 보여준다. 청년의 선거 참여는 위정자들에게 기회이며 위협이 될 수 있다. 특히 청년 세대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는 후보들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청년 문제는 대표적으로 실업으로 축약할 수 있다. 원하는 일자리를 얻지 못해 정상적 경제활동이 어려운 청년의 등장은 사회 전체가 직면한 문제다. 저출산과 맞물려 한국은 점차 고령화 사회로 들어서고 있다. 청년은 일자리뿐 아니라 과거 세대와 달리 많은 부분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던 삶의 형태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정치인들이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해결을 자처하는 것은 이 점에서 지극히 정상적 현상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한국의 청년들은 이런 정치인들에게 우호적 시선을 보내기 어렵다. 기존의 대부분 선거가 그렇듯이 표를 의식한 반짝 공약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청년 세대의 문제를 정치인 몇이 나서서 해결하기란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실업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에 다수 정치인은 복지를 중심으로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청년에게 수당을 주겠다는 공약을 포함해 풍성한 아무 말 대잔치를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 청년의 투표 참여가 매우 중요하며, 의미 있는 행위임을 강조한다. 투표란 권리의 행사지 의무가 아니라는 점에서 청년 세대가 직면한 문제를 이들의 투표 참여와 연결하려는 시각은 참으로 비열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인이 관심을 두는 문제가 본질적으로 청년 세대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인지 이들을 통해 표를 얻으려는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도발적 의견일 수 있지만 요즘의 한국 사회 풍토에서 청년의 투표 참여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무성의한 말 잔치만 늘어놓은 정치인들 중 하나를 고르는 행위 역시 기성 세대가 만들어 놓은 제도에 충실하라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투표 자체를 거부하는 것도 현명한 대안일 수는 없다. 위정자를 잘못 뽑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최근에 경험한 점에서 최악이 아닌 차악이라도 선별할 필요가 있다. 남은 과제는 청년 문제에 진실성을 갖추고 접근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살펴보는 일이다. 촛불이라는 정치적 유산을 경험한 오늘날 청년 세대는 구태의연한 기성 세대보다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 희망이 사라진 시대일수록 청년들의 활발한 사회참여가 필요하다. 혁신은 결코 기존 질서를 옹호하려는 자들로부터 출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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