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전형료에 울고 웃는 대학과 수험생들
대입전형료에 울고 웃는 대학과 수험생들
  • 덕성여대신문사 기자
  • 승인 2017.11.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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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대학들

  대입전형료로 건물 한 채를 새로 짓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비싼 대입전형료에 관한 이야기는 매년 수시철 등장한다. 이에 지난 7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대학입시전형료(이하 대입전형료)는 해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줬던 것들 중 하나다”며 이를 합리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지시했다. 이에 지난 9월 이후 국립대들이 수시모집 전형의 대입전형료를 내리면서 사립대들도 덩달아 대입전형료를 내리기 시작했다.

  정부지시로 인하한
  대입전형료

  지난해 4년제 대학 204곳이 대입전형료로 거둬들인 수입은 총 1,516억 원에 달했다. 교육부령인 ‘대학 입학전형 관련 수입 지출의 항목 및 산정에 관한 규칙’에 따라 각 대학은 해당 수입을 다양한 항목에 사용해왔다.

  그러나 지난 7월 13일, 문 대통령이 대학에게 대입전형료를 인하하도록 지시한 후 교육부는 “올해 대입전형료를 인하하지 않는 대학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부는 “올해는 대학이 자체적으로 대입전형료를 인하토록 하고 내년부터는 교육부 훈령을 개정해 ‘대입전형료표준 산정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올해 4년제 대학 197곳이 대입전형료를 본래 대입전형료의 15%가량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수험생들,
  대입전형료 부담돼

  대입전형료는 대학별·전형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6~10만 원 정도다. 수험생은 수시모집 전형과 정시모집 전형에서 각각 최대 6개의 원서와 3개의 원서를 작성할 수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시모집 전형에서 6개의 원서를 작성한 수험생은 대입전형료로 약 50만 원 정도를 쓰게 된다. 또한 실기나 면접을 실시하는 특기자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나 그들의 학부모들은 이보다 더 큰 금액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대입을 준비 중인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3학년 안윤준 학생은 “올해 수시모집 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해 다른 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하는 수험생보다 더 많은 돈을 들였다”며 “보통 한 대학을 지원할 때 대입전형료로 드는 비용이 10만 원 정도이다 보니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대입전형료가 비싸니 원하는 대학에 입학하지 못하더라도 재수하기 꺼려진다”고 덧붙였다. 또한 재수생 자녀를 둔 안선영(45. 여) 씨는 “작년과 올해를 통틀어 12개의 원서를 쓰다 보니 대입전형료로 거의 200만 원이 들었다”며 “돈이 있어야 재수할 수 있는 세상이다”고 말했다.

▲ <출처/KBS>

  대학 측 대입전형료,
  대폭 낮추도록 노력할 것

  정부가 대학에게 대입전형료를 인하하도록 지시한 후 국립대들은 대입전형료를 대폭 낮추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고, 일부 사립대도 대입전형료를 인하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이에 서울시립대 입학관리과 기획조정실 김병기 담당자(이하 김 담당자)는 “그동안 논란이 됐던 과도한 대입전형료와 입학금 등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에서 서울시립대는 2018학년도 모든 전형의 대입전형료와 입학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김 담당자는 “서울시립대에서 대입전형료와 입학금을 폐지해 감소한 수입은 서울시가 보전해주기로 했다”며 “이번에 대입전형료와 입학금을 폐지해 학부모와 수험생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와 서울시립대는 2018학년도에 약 1만 8천 명 이상의 수험생이 ‘대입전형료 면제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립대,
  눈치작전으로 대입전형료 인하해

  한 사립대 입학처는 “대학은 대입전형료를 인하할 여유가 없지만 교육부의 권고로 이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면접이나 논술을 진행할 때 감독관이 꼭 필요해 해당 전형을 실시하는 데 드는 비용이 상당하다”며 “대입전형료를 인하하면 논술이나 면접과 관련된 전형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사립대는 올해 초 공개한 2018학년도 모집요강에서 대입전형료를 인상하겠다고 명시했다가 정부의 지시 이후 대입전형료를 인하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는 2018학년도 모집요강을 처음 발표할 당시 수시모집 전형 중 면접을 위주로 실시하는 전형의 대입전형료를 인상했었다. 이들은 특히 기초생활보장수급자, 농어촌 학생, 북한이탈주민 등 기회균등대상자를 위한 특별전형의 대입전형료를 인상했다가 이를 다시 인하해 화제가 됐다.

  연세대학교는 특기자(국제)전형의 대입전형료를 지난해 14만 5천 원에서 올해 15만 원으로 올렸다가 정부의 발표를 들은 뒤 이를 15%가량 다시 인하했다. 고려대학교도 정부의 발표 후 12만 원으로 인상했던 일반전형 대입전형료를 10만 5천 원으로 내렸는데, 이는 전년도 대입전형료인 11만 원보다 5천 원이 감소한 금액이다.

  이에 한 고려대학교 재학생은 “처음부터 대입전형료를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면접이 확대돼 그 대입전형료가 인상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농어촌 전형과 기초수급자 전형의 대입전형료를 인상한 것은 대학이 대입전형료로 장사하려는 거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려대학교 입학처는 “처음에는 대입전형료를 인상했으나 다시 이를 내렸으니 더 이상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입전형료 인하하도록
  교육부에 권고한 권익위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지난 4월, 대입전형료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각 대학이 대입전형료를 산정하는 데 명확한 근거도 없이 대입전형료를 높게 책정하거나 회계전문가를 따로 두지 않고 ‘대입전형관리위원회’의 내부위원들만으로 대입전형료의 예산을 결정하고 산정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됐다. 또한 권익위는 대입전형료로 거둬들이는 수입금 중 40%를 대학이 홍보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한 규정이 오히려 대학의 홍보비를 과도하게 지출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뿐만 아니라 권익위는 각 대학이 대입전형료에 관한 수입과 지출 현황만 공개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기준과 세부 예산서를 공개하지 않아 많은 이들의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권익위는 교육부에게 대입전형료에 대한 회계를 투명하게 유지시킬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교육부는 대입전형료를 인하하는 데 동참하지 않거나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대학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육부는 대입전형료를 산정하는 대학별 대입전형관리위원회에 외부위원이 참여하도록 권고했다. 이어 대학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홍보비를 규정하기보다는 대학들이 실제로 필요한 경비만을 사용하도록 각종 영역에 대해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의 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개선안을 만들어 올해 수시모집부터 대학들이 전형료를 인하하도록 했다. 이뿐만 아니라 대학이 대입전형료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집행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등 권익위가 제안한 개선안을 법제화해 이를 내년 3월부터 2019학년도 입시에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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