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정말 행복했을까?
그들은 정말 행복했을까?
  • 이은영 기자
  • 승인 2004.06.10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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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주식과 재테크의 바람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불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한동안 로또라는 또 하나의 뜬 구름을 희망으로 안은 채 전국민이 몸살을 앓아야 했다. 그러기도 할 것이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사정이 매우 악화되어 청년실업이 오십만에 육박하고, 카드 빚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자살 선택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푼이라도 아쉬운 이때, 돈의 소중함과 알뜰하게 지출하는 생활의 지혜를 알아보고자 MBC 알뜰 스타 도전기 '만원의 행복'이란 프로그램이 방영 중이다. 방영 초기에는 일반 대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만원으로 일주일간을 생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지만 어느 새 그자리는 TV스타들로 바뀌었다. 이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알뜰 생활상보다는 인기 연예인들의 사생활 노출이 더욱 프로그램 호응도가 높아서라고 판단한 제작진의 의도는 아닐지.

 연예인들은 사치스럽다는 편견에 맞서고자 그들의 알뜰하고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이지만 사실은 그 기획의도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돈 100원도 아껴야 한다는 그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식당에 들어가 100원짜리 공기밥을 주문하고 주인공들 옆에서 음식을 가지고 놀려먹는 주변인들의 억지 웃음 만들기는 오히려 불쾌감만 조성할 뿐이다. 또 한 여가수는 지하철 계단을 몇개 오르지 않고도 힘겨워 하는 못브을 방영해 서민들을 위한 갈증 해소 프로그램이 아닌 오히려 위화감 조성으로 치닫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된다.

 만원으로 알뜰하게 그리고 지혜롭게 생활하자는 것을 비난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끼니도 거른 채 승부에만 집착하면서 그들이 행복이라고 칭한 그 일주일이 지나면 그들의 앞으로 계속될 일주일은 어떻게 이어질지 의심스럽다.

 어릴 적 수학여행에서 돌아와서 남은 천원으로 아버지께 소주를 사서 드렸는데 그때 아버지는 "우리 딸이 벌써 다 컸구나"하고 흐믓해하시며 소주를 드시던 기억이 난다. 이처럼 행복은 금액으로 환산 할 수 없다. 오히려 적은 금액으로 많은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일석이조의 기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연예인들의 억지스러운 돈 안쓰기 방법을 보여주기 보다는 어느 맛지이 저렴하고 어느 노선을 이용하면 버스비가 저렴한지르 ㄹ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만원의 행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항상 궁금했다. 과연 그들은 그 만원으로 행복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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