훗날 내가 탈 대중교통은 어떤 모습일까
훗날 내가 탈 대중교통은 어떤 모습일까
  • 이지영(국어국문 2) 학생칼럼 위원단
  • 승인 2017.09.1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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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 일상 속에서 오롯이 생각만 할 수 있는 시간은 언제일까? 필자의 경우에는 대중교통 속 긴 통학 시간이다. 이전에는 나름 다양한 생각을 하곤 했던 시간에 요즘은 거의 한 가지 주제만을 생각한다. 바로 대중교통 속의 노인들에 대한 생각이다. 내 앞에 서 계신 분에게 양보를 할 때, 일반석이 비었는데도 끝까지 걸어가 노약자석에 자리를 잡는 이들을 바라볼 때, 자리 양보를 원한다고 눈치를 주는 연세가 많아 보이는 분께 마지못해 자리를 양보할 때. 이와 같은 순간들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내가 나이가 들었을 때 대중교통 속 모습은 어떨까, 앞서 말한 상황에서 어르신들은 무슨 생각을 하실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배려지 의무가 아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등의 말은 맞는 말이지만 체감 상 이것은 요즘에서야 글자 속에서 나와 실제 행동에 나타나는 것 같다. 아무리 노인 분들이 앞에 서 계셔도 노약자석이 아니기에 일반석에 앉은 사람은 아무런 의식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노인 분이 노약자석 앞이 아니라 자신의 앞에 서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행위 자체에 거부감을느끼는 이들도 존재한다. 노인 분들 역시 요즘에는 눈치를 주며 양보를 강요하는 분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대중교통 속에서 우리는 서로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이만 앞세워 남의 권리를 빼앗았다고 생각할 수도, 내가 어릴 때는 그러지 않았다며 요즘 젊은이를 나무랄 수도 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 양쪽 모두 이해가 된다. 시대가 바뀌어 사람들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를 착각해서 그렇게 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나는 그들 대다수가 버스나 지하철 속에서 어떤 한 개인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경험이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무조건적인 불쾌감을 느끼게 됐다고 생각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개인 문제로 집단 전체를 단죄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더 나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 이에 나는 재미있게 본 드라마의 등장인물 소개의 문구 한 줄을 인용한다. ‘나부터 나아지고 좋은 사람이 되면 세상은 결국 좋은 사람으로 가득 찰 것이라는 신념이 있다’ 맞다.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에서 나오는 배려, 그 배려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더 나은 대중교통 세상이 열릴 것이다. 문제는 남을 향한 배려와 스스로의 권리 중 어떤 것을 우선시하겠다고 결정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어려운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길 바라며 무임승차율이 40%인 우이·신설 경전철 속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권리와 배려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계속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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