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시기상조
아직은 시기상조
  • 이 슬 (문화인류.03)
  • 승인 2004.06.10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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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학기가 시작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종강날짜가 몇주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 몇몇 강의에서는 강의 평가를 시작했고 나는 지난 두번의 경우처럼 까만 싸인펜을 들고 최대한 빠르게 번호를 칠해갔다. 그리고는 여느 때처럼 이러한 강의 평가가 효과적인 것인가, 이대로 지속되어도 되는가에 대해 자문하기 시작했다.

 강의평가제의 본 취지는 피교육자인 학생들이 교육자인 교수의 강의에 대해 평가함으로써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고 학생이 교육의 주체가 되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학생들의 대부분은 강의 평가를 어쩔 수 없이 해야하는 귀찮을 과정이라 생각하고 있고 - 타대학의 경우는 강의 평가를 하지 않으면 성적열람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그 평가의 기준도 명확하지 못하다. 학생들은 학점을 잘 주는 수업, 재미있는 수업을 선호하기 때문에 강의 평가 기준도 그에 따라 갈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강의의 질 보다는 자신의 학점과 관련하여 강의를 평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평가지의 항목들을 보면 '교수는 충분한 수업준비를 하였다', '교수는 수업시간에 성의있게 가르쳤다' 등 형식적이고 모호하다. 그리고 과목들의 성격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획일된 질문지를 통해 평가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 학생들의 의견을 반여하기엔 질문의 내용이 미약하다. 그리고 강의의 방식이나 교육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평가지의 내용은 몇 년 째 변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점 중의 하나이다. 현재의 평가지의 형식으로는 객관적이고 믿을 만한 결과가 힘든 것이다.

 어찌되었든 기존의 방식으로 강의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하자. 과연 이 결과가 교사의 강의에 얼마나 반영될 것이며 이것이 반영된다고 해도 성의 없는 평가의 반영이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물론 강의평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 교육환경을 고려할 때 아직은 시기상조이다. 100명도 넘는 대강의동 수업이 이루어지는 환경에서 수업의 질을 먼저 논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강의 평가는 올바른 의식이 뿌리내리기전에 정착된 아직은 현실적이지 못한 제도라 생각한다. 이는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와 객관적인 평가, 평가항목의 개선, 교수와 학생간의 활발한 피드백등이 함께 이루어질 때 효과적인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강의평가를 계속 유지해 나간다면 대학 강의의 질은 더 이상 높아지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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