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존중받는 날까지 여성신문은 함께 한다
모두가 존중받는 날까지 여성신문은 함께 한다
  • 정지원 기자
  • 승인 2018.09.1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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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김효선 발행인을 만나다

  1988년,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여성신문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주의 신문인 여성신문은 지난 30년간 여성의 관점으로 우리사회를 바라보고 이를 기사에 담아왔다. 이에 기자는 모든 사람이 존중받는 그날까지 변치 않고 우리사회에 여성의 목소리를 전하려 노력하는 여성신문 김효선 발행인을 만나봤다.

  여성신문에서는 주로 어떤 기사를 볼 수 있나요?
  여성신문을 발간하고 여성신문은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현실을 여성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기사를 많이 다뤘어요. 불균형한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과 평등하지 못한 가족제도가 그 예에요. 우리사회의 이러한 현실은 언뜻 보면 그저 평범하게만 보여요. 그런데 여성의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현실이 여성에게 확연히 불리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당시에는 이러한 현실을 모두 기사에 담느라 바빴던 것 같아요. 그렇게 여성의 관점으로 우리사회의 전반적 현실을 다루고, 이후 수면 위로 올라온 사건들을 전문적으로 다뤘어요. 사건을 깊게 들여다보고 이로부터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제시했죠. 여성신문은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고 여성의 관점으로 우리사회를 바라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여성신문의 심벌마크다. 이는 새와 펜을 형상화한 것으로, 새는 균형과 상호존중을, 펜은 신문을 상징한다. 또한 다양함의 의미를 담아 색에 그라데이션을 넣었다.

  최근 다양한 여성인권운동이 계속되고 있는데 여성신문사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여성신문사는 낙태죄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등 여성인권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그 뜻을 함께하고 있어요. 이는 단순히 일부 여성만의 일이 아니라 모든 여성의 일이에요. 여성신문사 기자들은 여성 문제가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취재에 임해요.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어서 저희 기자들은 사람을 대상화하는 ‘취재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으려 해요.

  또한 저희는 여성 문제의 본질을 다루려 해요. 여성인권운동은 해당 운동의 본질과 동떨어진 것이 해당 운동의 전체인 것처럼 강조되기도 해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당시 논란이 됐던 워마드(Womad)가 대표적인 예에요.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의 본질은 불법촬영이라는 범죄에 있어요.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일어났던 워마드 논란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기 때문에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그러한 일부를 강조하지 않고 여성 문제의 본질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여성주의를 비난하는 사람들로부터 여성신문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 같아요. 이러한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여성신문은 여성주의의 시각으로 우리사회를 바라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진보성을 갖고 있어요. 진보적 시각과 여성주의적 시각이 같은 것은 아니지만, 여성주의에 대해 반발심을 갖고 여성신문을 비난하려는 사람들은 주로 여성신문이 급진적인 진보성을 띠고 있다고 비난했어요. 지금은 ‘메갈신문’이라고 불리기도 하고요. 그러나 저희는 이러한 비난에 개의치 않고 지금까지 해오던 우리의 방식대로 여성 문제를 계속 논하고 있어요. 사실 비난을 계속 받아와서 그런지 이제는 이러한 비난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있게 단련된 것 같아요. 이런 걸 ‘미움받을 용기’라고 하나요?(웃음)

  반대로 페미니즘이 우리사회에 확산되면서 여성신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것 같아요.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굉장히 보람을 느껴요. 또,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일어나는 데 여성신문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여성신문은 언론 매체로서 여성의 눈이 돼 우리사회를 바라보고, 여성의 입이 돼 여성의 입장을 말해왔어요. 또한 여성의 관점에서 사회문제를 기록함으로써 여성만의 역사를 만들어오기도 했어요. 저희를 포함한, 여성주의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역할로 우리나라의 여성인권운동이 이전보다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미투(#Me Too) 운동이라는 국면에도 올 수 있었던 것 같고요.

  하지만 아직 우리사회에 성평등 의식이 완전히 정착하기는 힘들어요. 사람들의 원성에도 여전히 낙태죄가 존재하고, 성폭행 사건의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처럼 사회제도가 사람들의 의식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요. 사람들의 의식에 맞게 사회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봐요.

 

여성신문 김효선 발행인이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 / 나재연 기자>

  여성신문사에서 여성마라톤대회, 미래의 여성지도자 시상식 등 여러 사업을 주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성을 지원하는 것이 여성주의 언론 매체가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여러 사업을 시작했어요. 2001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여성마라톤대회는 ‘낯섦’에 도전한 사업이었어요. 당시 우리사회의 인식에 ‘여성이 마라톤을 뛴다’는 것은 좀 낯설게 느껴졌어요. 그렇지만 남성만 마라톤을 뛸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여성 또한 자신의 몸을 단련하기 위해 운동할 수 있으니까요. 당시에는 ‘여성의 마라톤’이 많이 낯설었지만 그 시작의 문을 여는 것에 의미를 뒀고, 여성마라톤대회는 여성문화운동으로서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하고 있어요.
 

지난 2월, 여성신문이 주최한 '2018 제16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 시상식 사진이다.<제공 / 여성신문>

  또한 미래의 여성지도자 시상식에서는 전문성과 여성주의 의식을 갖고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미래의 여성지도자상’을 수여해요. 여성주의 의식을 갖고 있는 여성들을 격려하는 취지예요. 이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시상식을 진행하고 이러한 사업을 통해 여성들을 격려하고 있어요.

  여성신문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 여성신문을 발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여성신문이 30년간 쉬지 않고 발간될 수 있었던 건 여성신문을 향한 많은 사람의 인내심과 헌신이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힘을 모아 만든 언론 매체예요. 여성신문에는 많은 여성 주주가 있고 주주들은 주식을 사는 방식으로 여성신문을 후원하고 있어요. 주인이 분명한 회사는 주인이 그 회사를 책임져요. 반면 여성신문의 주인은 여성신문을 후원해주신 모든 분인 거죠. 여성신문을 누구도 독점하지 않는 게 여성신문의 정신이거든요.

  저 역시 이러한 정신을 가진 여성신문이 존속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저는 여성신문 발행인이자 여성신문사의 대표이사로서 여성신문이 오래도록 존재할 수 있게 노력하자는 사명을 갖고 여성신문에 헌신했어요. 그렇게 지금까지 15년간 여성신문을 이끌어왔어요. 그리고 여성신문의 다음을 이끌어갈 세대를 찾고 있어요. 그들은 저희 세대가 하지 못한 일을 해내리라고 믿어요.


  여성신문사는 앞으로 우리사회가 어떤 사회가 되길 바라나요?
  우리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서로를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강자가 약자를 핍박하지 않고 성별과 계급, 지역, 학벌 등에 차별·평가받지 않는 사회. 그런 사회가 저희가 지향하는 사회예요. 그리고 그런 사회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사람들이 페미니즘(Feminism)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2015년, 유엔(UN)에서 세계평화의 날의 메시지로 ‘평화를 위한 파트너십-모두를 위한 존엄성(Partnerships for Peace-Dignity for All)’을 지정했어요. 언젠가는 우리사회가 이 문구처럼 모든 사람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요. 또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성신문은 강건하게 존속해 여러분 옆에서 목소리를 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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