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에게 보내는 박수
2등에게 보내는 박수
  • 김연경(국문학과ㆍ03)
  • 승인 2004.08.2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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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될 것만 같던 10년만에 찾아온 폭염이 어느새 수그러들고 가을의 문턱이 성큼 다가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선선한 미풍을 느낄새도 없이 또다른 열기에 흠뻑 빠져있다. 불쾌지수만을 높이던 폭염속의 열기에서 벗어나 아테네 올림픽의 감동과 환희에 취해 환호성을 지르고 응원을 하며 가을속에서의 신선한 여름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모두 이 열기에 편승하여 너나 할 것 없이 웃고 즐기고 있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기 마련이란 말 또한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이다. 육상에서는 메달 가능성이 없다하여 태능 선수촌에서 쫒겨난 육상 허들 선수의 이야기가 뉴스에서 보도되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지만 그것도 잠시, 사람들은 또다시 금ㆍ은ㆍ동 메달세기에 여념이 없고 메달을 걸지 못하고 태극기 앞에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눈물을 삼켜야 하는 선수들은 비난을 받거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버린다. 비단 선수들의 이름뿐만이 아니라 그 대회를 준비하기까지의 선수들의 몇 년의 고생과 눈물까지 망각하고 뒤돌아서버리는 사람들의 무관심과 냉정함으로 그들은 고국에 돌아오면서 더 큰 상처를 등에 지고 눈물로 가슴을 채우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김제동이라는 MC가 이러한 우리나라 상황을 두고 “우리들이 응원하면서 치는 박수의 반은 비록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했던 당신들의 것이다”라고 말했던 일이 있었다. 나 또한 그것을 보고 깊이 공감했지만 어느새 또 누가 어떤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느냐에 열을 올리고 패한 자의 뒷모습은 기억하려 하지도 않았다는 생각에 더 큰 아쉬움과 미안함으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했던가! 이긴 자의 함성보다 패한 자의 소리 없는 침묵이 더 크다 했던가! 올림픽의 열기에 들떠 환호와 승리의 함성을 질러내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소리 내어 울지 못하고 돌아서는 그들의 눈물의 아우성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우리가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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