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쉬고, 사랑하는데도 자격이 필요한가요?
숨쉬고, 사랑하는데도 자격이 필요한가요?
  • 문화부
  • 승인 2004.08.28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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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영화이야기

 

 

 

 

 

 

 

 범한 삶  조차 살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화려한 삶이나 성공한 인생이 아니다. 다만 그들도 ‘남’들과 같이 살고 싶을 뿐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데 어떤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데드맨 워킹」은 강간에 살인까지 저지른 극악무도한 ‘메튜’라는 남자가 법의 심판을 받고 사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실제 사형 과정을 그대로 담고 있는 이 영화는 분명 ‘사형 폐지’의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흉악범을 넓은 관용으로 용서하자는 옹호론을 펼치지는 않는다. 대신 영화는 “과연 법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사람이 사람을 죽일 권리가 있을까”하는 물음으로 그 입장을 대신한다.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렀다 하더라도 과연 사람의 살 권리를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정해 줄 수 있는 것일까? 사형수들에게는 사람이 태어나는 순간 모두가 자연적으로 누리는 ‘살 권리’가 박탈되고 있고 지금 우리는 그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다.
 

 사람에게 ‘살 권리’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면 아마 ‘사랑할 권리’가 아닐까 싶다. 사랑이라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 마음에도 굳이 권리라는 단어를 들먹거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지만 그것을 존중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날건달 같은 사내와 뇌성마비 장애인간의 사랑을 다룬 영화 <오아시스>는 우리가 잠시 망각했던 사실을 일깨워 준다. “아! 그들도 우리와는 다르지만 사랑을 하는구나...”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의 사랑은 주변에서 평가할 때 한 낱 범죄요, 사건일 뿐이다. 아직 우리에게 사랑할 권리는 젊은 선남? 선녀들의 전유물인 것이 사실이다. 사랑을 떠나 ‘감정’의 문제 역시 그렇다. 단지 몸이 불편할 뿐인데 그 마음까지 온전치 못할 것이라는 일반 사람들의 믿음은 ‘사랑’을 하는데도 어떠한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 “살고 싶다!”며 ‘살 권리’를 외치고 또 “나도 사랑을 하고 싶다!” 며 ‘사랑할 권리’를 외친다면 이들의 목소리는 더 나은 삶이나 성공을 위해 외치는 것이 아니다. 그냥 나도 사람처럼, 사람답게 살아 보고 싶다고... 최소한 세상을 사는 기쁨과 사랑을 하는 행복을 느느끼고 싶다는 절규일 뿐이다. 이제라도 그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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