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르치르 미치르, 파랑새를 보았니?
치르치르 미치르, 파랑새를 보았니?
  • 정하나 기자
  • 승인 2004.08.28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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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는 누구나 이상세계를 꿈꾸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시대 우리가 꿈꾸는 것은 더 이상 순수하지 못하다. 단지 현재 자신의 것이 만족스럽지 못해 끊임없이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것이다. 그 곳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기를 기대하면서. 이처럼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이상만을 추구하는 것을 ‘파랑새 증후군’이라고 말한다. 옆에 있는 파랑새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보이지 않는 꿈속의 파랑새만을 찾아 헤매는 동화「파랑새」의 주인공 이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나만의 파라다이스 날 기다리고 있는지. 아니면 나만의 착각인지. 이제는 가고 싶어 내 파라다이스’ 가수 유승준의 노래 <파라다이스>가사 중 일부이다. 이처럼 우리는 현실인지, 착각인지 알지 못하는 가운데에도 막연히 파라다이스를 꿈꾼다.
 

 이런 파랑새 증후군은 온라인에도 반영된다. 바로 아바타, 미니룸, 미니미를 꾸미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실재하지 않는 것을 꾸미는 데 정성과 돈을 들인다. 현실에서는 쉽게 할 수 없는 것들을 온라인에서는 적은 돈으로 옷도 사 입히고, 방도 꾸미는 등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바로 모니터 속의 온라인 세계가 이상세계인 것이다.
 

 그러면 이 같은 파랑새 증후군은 왜 나타나는 것인가. 먼저 자라나는 가정환경의 영향이 크다. 대부분의 가족이 핵가족을 이루고 있는 이 시대, 자식들은 부모로부터 과보호를 받으며 자라난다. 이런 가족의 모습은 KBS 드라마 <금쪽같은 내새끼>에서 확실하게 나타내고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마마보이, 파파걸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 드라마에서 현재 우리 가족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가족에서 보통의 부모는 자식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그에 따라 자식들도 자신의 능력과 관계없이 높은 이상을 갖게 된다. 따라서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막연히 이상만을 쫒아 헤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현재 우리나라 사회의 현실이다. 고용불안과 취업난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과는 동떨어진 현실을 실감케 했다. 이처럼 이상과 너무 괴리된 현실은 우리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이상에 더욱 치중하게 된다. 이런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바로 로또 열풍이다. 로또 광고 문구는 “인생역전”. 사람들은 마치 로또 1등만 되면 정말 인생이 역전 될 것처럼 끊임없이 로또를 사고 있다. 이는 로또 1등에 당첨되면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 확률은 벼락 맞기보다 어렵다는 1:8,145,060. 사람들은 그처럼 희박한 확률에 인생역전이라는 꿈을 걸고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생역전은 MC몽의 노래 <180°> 가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삼류인생에서 계약금 억대로 차가운 마루바닥에서 따뜻한 양탄자로 1991년식 낡은 스틱 고물차에서 빛나는 포츠카로” 이런 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이상이 아닌가. 
 

 이처럼 우리는 지금까지 헛된 이상만 쫒지 않았는가. 그러다가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항상 꿈속에 있는 보이지 않는 파랑새만을 쫒다가 눈앞에 있는 파랑새를 잃는 어리석은 짓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그토록 희망하던 이상이 가까이에 있을 수 있음을 언제나 잊지 않고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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