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세상밖으로
월경, 세상밖으로
  • 양승아 기자
  • 승인 2004.09.14 12: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달에 한번, 일년에 열두번 세상 여성의 4분의 1이 경험하고 있는 월경, 하지만 당사자인 여성들 스스로도 월경에 대해 더럽거나 귀찮게 여기고 감추려 하기 일쑤이다. 이렇게 꼭꼭 숨겨진 ‘월경 이야기가’ 지난 9월 4일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월경 페스티벌’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월경에 대한 긍정·하늘을 찌를듯한 자신감 ‘혈血기氣충衝천天’이라는 주제로 치러진 이번 행사는 무대밖 마당과 무대 마당으로 진행되었다. 무대밖 마당에서는 월경 알아보기 판넬과 여성주의 작가들의 수공예 작품을 구경할수 있었다. 그중 메시지가 담긴 크고 작은 모양의 월경대가 빨랫줄에 널려있는 작품은 평소 월경대 구입도 창피해하는 여성들이 많은 현실로 비추어볼때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예쁜 무늬의 면 월경대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월경의 피를 상징하는 피자매 연대에서는 친환경적 월경대 사용을 주장하고 월경대를 판매하며 직접 면 월경대를 만들 수 있는 코너도 마련하였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직접 바느질을 하며 면 월경대를 만드는 사람들을 볼수 있었는데 특히 그속에서 드문드문 남성들의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무대밖 행사가 끝난후 해질 무렵 시작된 무대 행사 에서는 다양한 공연을 즐기며 월경을 보는 새로운 시선을 만날 수 있었다. 다 같이 신나는 월경체조를 배우는 시간과, 여성주의 전문극단 오름의 ‘월경 전 증후군’ 연극이 펼쳐졌다. 또한 여성 그리고 사회라는 소재를 담은 DSP의 랩 공연은 남성중심주의의 우리 사회에 대해 강한 여운을 남기기도 하였다. 뒤를 이어 페미니스트 가수 안혜경의 축하공연이 시작되자 관객들이 환호하며 뜨거운 열기를 내뿜는등 축제는 고조에 이르렀다.

 하지만 월경 페스티벌이 벌써 1년에 한번씩 6년째 치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는 남성 중심사상과 월경에 대한 편견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런 여성주의 행사가 매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버리고 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여성 해방에 대한 사회의 시선과 그 제도가 변하지 않는 한 이런 행사가 6년 아니라 60년이상 거듭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루 빨리 월경을 자연스럽게 바라볼수 있는 시각과 더불어 여성의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