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묻어나는 이야기) 부모님
(삶이 묻어나는 이야기) 부모님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4.09.14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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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버지는 그다지 부유하지 못한 집안의 5형제 중 3째로 태어나셨다. 집안 사정상 아버지는 대학생의 꿈을 접으신 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공부 대신 일을 하셔야 했다.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대학공부 대신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기위해 일에 매진을 하셨다. 주말이나 휴일도 없이 일을 하신 아버지께서는 섬유계통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실 수 있었고 그 덕택에 오빠와 나는 어려움 없이 자랄 수 있었다.

 내가 고등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수학여행을 며칠 앞둔 어느 날 담임선생님께서 나를 교무실로 부르셨다. 담임선생님께서 대뜸 “집에 가서 아버지께 정말 감사하다고 전해 드려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영문을 몰라 아무 말도 못하고 있던 내게 선생님께서는 아버지께서 집안 형편이 안 좋아 수학여행에 못 갈 친구들을 위해 수학 여행비를 대신 내주 신 것이다. 아버지는 나도 모르게 사정이 어려운 친구들을 돕고 계셨던 것이다. 또 그것은 우리 오빠 친구들에게도 마찬가지셨다. 매해 수학여행을 비롯한 여러 곳에 형편이 좋지 않은 친구들을 도우셨다.
 

 자신은 돈이 없어 배움의 어려움을 겪으셨지만 사정이 나아진 지금 남의 아이라도 그런 일을 겪게 하지 않게 하기위해 남모르게 선행을 하신 것이다. 어렸을 적 아버지께서 돈이 없어 졸업앨범도 사지 못했던 일들을 말해주셨을 때 ‘그냥 어려웠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내 자신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힘들었던 때를 잊지 않으며 그것을 깨기 위해 노력을 하고 또한 남을 돕는 것에도 앞장서는 우리 아버지가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럽고 멋지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휴일 없이 일에 매진하시고 선행을 베푸시는 아버지를 보며 나 역시 나의 일을 열심히 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아버지 같은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을 한다. 집이 지방에 있어 자주 못 뵙지만 아버지의 든든한 그늘을 이곳에서도 느낄 수 있다. 아버지에게 부끄럽지 않은 딸이 될 것을 다짐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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