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기록하는 방법 도상학
이미지를 기록하는 방법 도상학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4.09.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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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창조한 미술작품은 그 속에 수많은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다. 이 이미지 속에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기에 작품의 창조과정은 작가들에게 끊임없는 정열과 고뇌를 요구하게 마련하다. ‘도상학(圖像學)’은 바로 이러한 미술작품이 지니고 있는 내용과 의미를 밝혀내는 미술사의 한 방법론이다.
 

 도상학(iconography)이라는 용어는 두개의 그리스 단어인 ‘이미지’를 뜻하는 ‘eikon’과 ‘기록하기’를 뜻하는 ‘graphe’에서 유래되었다. 따라서 도상학은 ‘이미지를 기록하는 방법’이라고 정의할 수 있으며, 이것은 곧 미술작품의 ‘내용’에 대한 해석과 서술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미술 작품을 역사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당시의 문화적 맥락에서 작품의 내용이 어떤 의미로 표현되었는지 밝혀내는 작업이 도상학의 최대 관심사이다.
 

 도상학이 학문의 한 분야로 독자적인 연구영역을 갖게 된 것은 19세기부터이다. 도상학이라는 용어는 이보다 훨씬 이전인 16세기경의 서양 기독교 미술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주로 기독교 미술의 내용이나 의미를 연구하는 학문이었다. 연구의 직접적인 원인은 초기 성서의 이야기나 고대의 신화에 대한 문화적 전통을 담고 있는 작품들이 높은 수준의 인문적 소양을 갖춘 이들에게만 제공된 작품들이었다. 따라서 일반인들도 작품의 내용을 읽어낼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 계기였다.

 17세기에 들어와 도상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었으며, 19세기에는 미술사학의 중요한 연구방법론으로 발전한 것이다. 당시에 도상학을 주도했던 이들은 독일 함부르크에 있던 바르부르크 연구소에 학자들이었다. 이 연구소의 설립자였던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는 도상학 연구를 위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이를 정립한 것은 어윈 파노프스키(Erwin Panofsky)였다. 파노프스키는 ‘도상학’과 ‘도상해석학’이라는 개념을 동시에 정립하면서 이후 도상해석학을 보다 확대하여 연구하였다.

 동양미술에 있어서 도상학의 응용은 불교미술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불교에 불상조각, 불교회화는 불교경전의 교리를 상징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특히 대승불교가 성립되면서 수많은 불상이 등장하고, 이에 따른 일정한 형식이 체계화되었다. 특히 밀교가 확대되면서 불상의 형식과 도상은 보다더 엄격한 의괘를 갖추게 되었다. 그것은 서역, 인도, 중국, 한국, 일본 등에서 불상도상이 도상학적 측면에서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었다.

 세계 2차대전 이후 1920~30년대에도 도상학의 연구는 지속되었으며, 1940년대부터 세계 여러나라에 수용되어 관심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리하여 새로운 도상학적 참고서 및 백과사전들이 출판되었고, 도상학의 의미도 상당히 확대되었다. 이 시기에 대표적인 도상학자들인 길로프(Giehlow), 헨겔(Henkel), 샤피로(Schapiro), 바우어(Bauer), 호프만(Hofmann) 등에 의해 도상학의 확대와 새로운 의미들이 부여되었다.

 1940년대 이후 도상학은 그 의미가 확대되면서 종교미술뿐만 아니라 미술사의 모든 영역에 적용되었다. 특히 건축미술사학자였던 스미트(B. Smith), 반트만(G. Bandmann) 등에 의해 건축미술사에서 새로운 해석이 가해짐으로써 건축미술사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현재 도상학이 미술사연구의 가장 앞선 연구방법이지만, 도상학이 미술작품의 해석하는데 완전한 해결사는 아니다. 도상학자들은 때때로 미술작품의 형식이나 형상의 외형은 보지 않고, 형상의 의미만을 찾으려고 한다. 또한 문자화된 자료만을 기준으로 작품을 해석한다는 것은 완전한 해석에 다가갈 수 없으며, 좀더 다양한 방법으로 작품을 보아야 한다. 그러나 도상학의 연구로 인하여 과거 미술에 대한 이해의 폭이 상당히 넓혀졌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상학이 발달되기 시작한 19세기나 오늘날에도 미술작품이 갖는 그 시대의 상황과 의미를 올바르게 연결시키고 해석해 내는 작업은 미술사학자들의 최대의 과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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