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공학으로의 전환 반대 87.5%의 의미
남녀공학으로의 전환 반대 87.5%의 의미
  • 전소현 (문헌정보.2)
  • 승인 2004.10.0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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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학우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학교 발전 방향 및 방안 설문 결과’를 보면 흥미로는 점이 있다. 바로 우리학교를 남녀공학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87.5%가 반대를 한다고 나온 것이다. 물론 나 역시 반대에 한 표를 던졌다.

 ‘여대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하지만 공학은 창조성과 주체성을 강조한다’라는 식의 홍보실에서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했을 법한 컬러의 만화로 된 홍보 책자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진정 여대는 여성스러움을 강조하는가? 여대생들은 남녀공학의 학생들보다 창조성과 주체성이 떨어지는가? 남녀공학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활동에 있어서 주체이기보단 남성의 그늘에 밀려 객체가 되고 마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에서조차 남성위주의 가부장제 시각은 그녀들을 제대로 쉬지도 못하게 만들고 이는 여자 휴게실이나 총여학생회, 성폭력상담실 등의 모습으로 그녀들의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학교에서 남녀공학의 추진 이유로 주장하는, 여성은 단지 여성스러울 뿐이고 남성은 주체적이고 창조적이어서 여성이 남성의 주체성과 창조성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타당한가? 이는 여성은 생물학적으로 창조적이고 주체적이지 못하다고 말하며 여성을 차별하는 구조에 합류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여성 차별적인 시선으로 여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더욱이 남녀공학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걱정과 불안함을 갖기에 충분하였고 이는 남녀공학으로 전환 반대에 더욱 뜻을 갖게 하였다.


 물론 여남이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는 환경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에 무조건적이고 허울뿐인 ‘영원한 여대 존속’을 원하는 것을 아니다. 하지만 현재 여대가 갖고 있는 이점과 여대만의 충분한 장점을 살리며 학교의 발전을 논해도 되는 시점에서 학교가 추진하고 있는 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명분 없는 남녀공학 추진은 시기상조라고 생각된다. 또한 이 상황처럼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자본주의적 남성시각의 남녀공학이 아니라, 충분한 대화를 거친 후 여남이 평등하게 학습하고 주체로서 생활할 수 있는 대학으로의 추진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기에 지금 학교에서 추진하고 있는 ‘남여공학’으로의 전환은 얼마나 명분과 타당성이 없는 것인지, 87.5%가 의미하고 있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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