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내안에 너 있다
난자, 내안에 너 있다
  • 정하나 기자
  • 승인 2004.10.1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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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사임당’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 모두 현모양처를 떠올릴 것이다. 이처럼 현모양처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신사임당이지만 그녀가 뛰어난 예술혼을 지닌 사람이었다는 것에는 왜 주목하지 못했을까? 바로 신사임당이 한 사람이기 전에 한 남자의 아내이고, 한 아들의 어머니로 살아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여성은 더 이상 남성의 배경이 아닌 한 사람으로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이런 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이 바로 여성축제이다. 올해로 제2회를 맞이한 새 하늘 새 땅을 여는 대한민국 여성축제는 10월 3일 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하늘이 열렸다는 개천절, 여성축제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많은 이들이 모여 남성의 상징으로만 여겨졌던 하늘이 우리 모두의 하늘로 다시 열리기를 소원했다.

 올해 여성 축제는 “역사 속 여성인물 바로보기”와 “난자 축복하기”라는 두 가지 주제로 각각 1,2부가 진행되었다. 1부 행사에서는 우리에게 낯선 빙허각, 허황후, 장화황후 등의 여성인물들이 제례형식을 통해 퍼포먼스로 보여 졌다. 과거 시대적 한계와 여성이라는 이름 때문에 인간으로서 가졌던 이름을 죽여야만 했던 이들의 목소리는 과거에 여성들이 성별에 묶여 어떻게 살았는지 가늠케 했다. 이어진 2부 행사는 창작동요제와 실버파워댄스 등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 즐거운 무대로 진행되었다.
이 날 사람들의 시선을 가장 많이 끈 것은 바로 광장 한 쪽에 거대한 난자모형과 정자를 상징하는 2천개의 달걀들이었다. 이것은 여성이 단지 남성의 씨앗을 품는 존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여성의 몸 안에 있는 난자가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 난자를 재조명하고 축복하자는 의미에서 설치되었다고 한다.

 이번 축제에는 가족단위로, 연인단위로 여성축제에 참여한 이들이 많았으며 남성들도 거리낌 없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가 되어 여성들끼리 만의 축제라는 편견을 깨뜨리기에 충분했다. 또한 1회에 비해 규모도 커지고 여성운동가들의 목소리만 내는 자리가 아니라 남녀노소를 떠나 인간으로서 함께 하는 자리가 되었다.

 현재 사회에서 남녀는 대등하다고 하기 어렵다. 때문에 여성축제와 같은 행사가 많아짐으로써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성별을 뛰어넘어 남녀가 인간으로서 어우러지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여성축제가 그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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