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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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4.1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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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의 반전운동을 준비하자

 

▲세계곳곳에서 반전시위는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본질을 치열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뼈 속 깊이 새겨두는 감수성으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그리고 미국의 한반도에서의 전쟁 욕망을 막아낼 준비가 되어있는가. 우리는 그 동안 미국의 제국주의적 야욕과 군사패권주의를 이야기하면서도 '설마'하는 심정을 버리지 못했다. 지구촌 곳곳에서 반전여론이 들끓고, 많은 반전운동가들이 인간방패가 되어 이라크를 감싸고 있는데 설마 그곳을 폭격할 수 있을까.

  하지만 미국은 추호도 흔들리지 않았다. 아무리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를 버렸다며 발가벗어도 미국은 막무가내로 전쟁만을 고집했다.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하면서 이라크에 친미정권을 세우고, 석유를 차지하며, 군사벨트를 건설하겠다는 욕망을 향해 가고 있다. 우리를 더 전율케 하는 것은 인권국가라 자임하던 미국과 영국  국민들이 전쟁의 잔혹함을 지켜보면서도 압도적으로 전쟁을 지지한다는 사실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는 충격이자 교훈이다.

  지금 이 순간 한반도에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핵을 거머쥔 채 안전보장을 요구하지만, 미국은 전쟁의 욕망을 드러내며 북한을 벼랑끝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설마'하면서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걱정하는 사람마저도 정부정책이나 외교전략만을 논할 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는 고민하지 않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도 반전평화운동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오랫동안 재야단체가 벌여온 소파개정운동이나 반미운동은 촛불추모제를 계기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운동으로 발전했고, 이라크전쟁을 계기로 반전평화운동으로 전환됐다. 여기에 여성평화단체와 인권단체,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이 각 부문에서 반전운동을 전개함으로써 그 폭을 넓혀왔다.

  하지만 우리 앞에는 많은 장애물이 놓여있다. 오랫동안  친미, 반북, 냉전 이데올로기에 길들여져 왔고, 여전히 미국을 제국주의라 말하는 순간 국가보안법이 적용되는 낡은 법제가 우릴 가로막고 있다. 그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미국에 대한 환상에 젖어 반전을 외치면서도 반미가 아니라고 변명하고 있고, 패배주의에 갇혀서 이라크전쟁을 반대하면서도 파병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린 우리만의 반전운동을 준비해야 한다.  온 국민으로 하여금 미국의 이라크침략이 남긴 인권침해의 참상을 똑똑히 보게 하고, 제국주의의 본질을 꿰뚫어보게 해야 한다. 노동, 인권, 학생, 여성, 환경 등 각 부분운동의 영역에서 자신의 운동에 터잡은 반미, 반전의 교육운동을 조직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성과들을 아울러 모든 시민사회운동이 함께 하는 반전포럼을 만들어 가야 한다. 나아가 국제적인 반전운동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적극 참여해야 한다.  우리는 온몸으로 전쟁을 막아설 각오와 결의를 다져야 한다. 지금까지 누려왔던 경제적 안락을 포기하고, 우리의 목숨까지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 오늘 아침 뉴스를 통해 들려오는 이라크의 참혹한 모습이 결코  우리의 모습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칠준 다산인권센터 운영위원

-인권세평은 인권운동사랑방의 인권하루소식에 실리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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