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에 가려진 양심
쓰레기에 가려진 양심
  • 임소영(일문ㆍ2)
  • 승인 2004.11.06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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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이 아침 일찍부터 있는 날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집에서 아침을 챙겨먹지 못하고 오는 일이 다반사다. 그래서 보통 그런 날에는 등굣길에 김밥이나 토스트 등의 간단한 먹거리를 사가지고 강의실에 들어가기도 하는데, 어떤 날은 나처럼 뭔가를 먹고 있는 학생이 전체의 절반을 훨씬 넘어 마치 다들 약속이라도 한 건 아닌가 싶어 깜짝 놀랄 때도 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은 수업이 끝나면 벌어진다. 역시 모두들 약속이라도 한 듯 자신들이 먹은 음식물의 쓰레기를 자기 자리에 그냥 버려두고 가버리는 가는 게 아닌가. 자신의 쓰레기를 입구에 있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학생은 전체 수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듯 싶다. 나머지 학생들이 쓰레기통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 이렇게 해 놓고 나가는 건 아닐텐데. 그리고 이렇게 쓰레기가 곳곳에 널려져 있는 강의실에서 바로 다음에 수업을 들어야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도 아닐 것이다. '쓰레기는 쓰레기통에'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지키지 않고 있는 우리들. 대학생이 되었어도 어렸을 때부터 배운 간단한 것 하나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리 생각해도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학교 학생들, 정말 같은 여자인 내가 봐도 너무나 예쁘게들 하고 다닌다. 그러나 그 예쁜 모습들이 내면까지 이어질 수 없다면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아무리 잘 정돈되고 화사한 색상의 매니큐어를 손톱에 바른 손이라고 해도 자신이 마신 자판기 커피컵을 바닥에 슬그머니 내려놓을 때 쓰이는 손이라면 절대 예쁘게 보일 수 없을 것이다.

 바쁜 아침시간 수업, 고픈 배를 꾹 참고 듣는 점심때 수업, 너무너무 지치는 늦은 오후의 수업까지 수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강의실에 내가 무심코 버리고 간 쓰레기가 얼마나 보기 흉할 수 있는지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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