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과 경쟁력 있나?
법학과 경쟁력 있나?
  • 양승아 기자
  • 승인 2004.11.10 1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교학우 72%, 법학과 신설 반대. 아직도 교수진, 커리큘럼 구성 안돼

 

 지난달 5일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 위원회(이하 사개위)는 2008년 로스쿨(law school)도입을 확정했다. 로스쿨이란 3년제 법학전문 대학원을 뜻하며 학부 전공에 관계없이 입학이 가능하다. 또한 로스쿨도입으로 기존의 사법시험은 폐지되고 로스쿨에서 자격시험을 보는 것으로 대체된다. 사개위는 전국 8개 대학에 로스쿨을 설립할 예정이며 각대학은 학부에 법학과를 폐지해야만 설립인가를 받을 수 있다. 로스쿨 도입으로 각대학에서는 로스쿨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울대에서는 로스쿨 설립을 위해 2008년 법학부의 신입생을 받지 않을것이라고 밝혔으며, 중앙대도 ‘로스쿨 준비위’를 발족하여 로스쿨 설립을 추진중이다. 또한 부산대, 전남대, 제주대등 지방의 대학들도 로스쿨 설립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반면 본교는 지난 여름방학에 학칙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내년부터 사회과학대학내에 법학과를 설립 할 예정이다. 학교당국은 법학과 신설 이유로 국가자격시험(공무원)에 많은 도움을 줄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법률 관련 교양과목은 해마다 많은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어 한개의 학과로 만들기에는 무리가 없다고 한다. 법학과는 방송연예과와 같은 전공에 비해 시류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종합대학으로서 30년이상 지속하기에 무리가 없다는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옥 발전처장은 “80년 역사의 우리 대학이 종합대학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변호사, 판검사와 같은 법조인의
배출이 필요하다”며 법학과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덧붙여 이옥 처장은 “로스쿨 설립대학은 앞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우리학교도 향후에는 로스쿨 설립을 바라볼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스쿨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학부에 법학과가 존재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여타 전공의 자격증 시험에 도움을 줄수 있다는 학교측의 주장은 법조인 양성이라는 본래의 법학전공의 취지와는 맞지 않다. 국가자격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면 학과신설이 아닌 교양프로그램으로도 충분히 소화해낼수 있기 때문이다. 본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공무원 시험에 도움이 되어 법학과를 신설한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며 차라리 법학 교양강좌나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전용 전산실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하였다.

 한편 많은 학내 구성원들이 법학과 신설에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사회과학대학 교수들은 ‘법학과가 있는 22개 대학들에서 법학과는 최하위의 취업률을 보이고 있으며, 로스쿨도입으로 더 이상 전망이 없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학우들의 반응 역시 반대여론에 가깝다. 본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총 167명의 참여인원중 법학과 신설에 반대하는 학우들이 72%(121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현애(컴퓨터 과학부·1)학우는 “로스쿨제도 도입으로 뒤늦게 법학과가 신설되는 것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라며 반대의사를 보였다.내년 신입생 입학이 4개월밖에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법학과의 교수진과 커리큘럼이 전혀 구성되지 않은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일반적으로 한 학과를 신설하기 위해서는 교수진 확충과 커리큘럼 구성까지 2년에서 3년의 준비기간이 걸린다. 그러나 본교 법학과는 밀어붙이기 식으로 급하게 학칙개정안이 통과되었기 때문에 뒤늦게야 교수초빙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무처에서는 11월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교수초빙 원서접수를 할 예정기 때문에 내년 1월 중순이 되어서야 채용이 확정된다. 더욱이 커리큘럼은 교수진 확충된 이후에나 구성할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수업준비를 할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로스쿨 도입이라는 외부적인 상황을 배제하고 법학과 설립 사유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뒤로하더라도 아무런 대책없이 학교측의 밀어붙이기 식 학과 신설은 중단되어야 한다. 그리고 진정으로 학교가 발전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