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4.11.2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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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3년 근화학원(현 덕성학원) 설립 이래 일제의 탄압에 맞서 교육운동에 일생을 바치신 차미리사여사가 독립유공자로 포상되었음은, 우리 모두가 자부해도 좋을 전통이다. 그리고 지난 1987년 평교수협의회 출범 이후 학내 구성원들이 학내민주화를 위해 걸어온 고난에 찬 대장정과 그 결실은, 우리나라 학원민주화의 모범 사례로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다. 그래서 지난 2001년 가을 오랜 민주화의 진통 끝에 관선이사체제가 출범하였을 때, 학내 구성원만이 아니라 사회의 민주세력들도 덕성여대의 미래에 대하여 기대와 전망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이 채 지나지도 않은 현재 우리 학교의 상황은 어떠한가. 지난 1학기 말에서 2학기 초에 걸쳐 있었던 일련의 사태 진전은 우리 학교를 다시 분규의 소용돌이로 몰아가고 있다. 유감스러운 점은, 그 과정에서 분규대학이라는 오명을 무릅써가며 쟁취한 민주화의 소중한 결실과 정신을
이사회와 학교당국이 ‘개혁’의 미명하에 앞장서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칙개정안’ 통과와 시행 및 독문과 한경숙교수 재임용탈락 처분 과정에서 학교당국과 이사회는 민주적인 절차와 정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였다. 학칙개정안은 누차 지적되었듯이, 5월 전체교수총회에서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당국이 일방적으로 강행처리하였다. 학교당
국은 교수들의 반대 여론을 경청하기보다는 ‘일부 교수들의 반발’ 내지 ‘일부 소수학과의 학과이기주의’로 몰아 애써 그 의미를 호도하려 하였을 뿐이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총학생회가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설문에 응답한 재학생 가운데 약 80%가 학칙개정안에 반대함으로써(덕성여대신문 496호), 학칙개정안이 학내 구성원 다수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하였음은 분명해졌다.

 한경숙교수 재임용탈락 처분건도 인문대, 사회대, 자연대 교수들의 잇다른 성명서에서 그 문제점이 충분히 지적되었다. 즉 학내민주화의 소중한 결실이자 존중받아야 할 학문의 전문성과 대학의 자율성 및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였다. 이 때문에 우리 대학은 다시 한번 커다란 분규의 소용
돌이에 빠질 위기에 놓이게 되었으니, 학내분규를 수습하라는 사명을 띠고 파견된 임시이사회로서는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더더욱 안타까운 점은 이 모든 것이 ‘변화와 개혁’의 이름 하에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혁 주도층의 도덕성, 대중적 지지층의 열망 그리고 초지일관하는 변혁 이념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김영삼정권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위로부터의 개혁인 경우 대중
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순간 그 개혁은 수포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뿐만 아니라 개혁의 반작용으로 대중들이 과거[박정희시절]에 향수를 느끼게 됨으로써, 수구세력이 복귀하는 명분을 주게 된다. 현재 교내에서 구재단 시절만도 못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음을 학교당국과 이사회는 알고 있는가?

 대학은 진리를 탐색하는 공간이자 지성이 살아 숨쉬는 전당이다. 실로 우리가 진리를 논하는 지성인을 자처한다면, 지금이야말로 실수를 자인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용기를 보여줄 때이다. 무엇보다도 학교당국에 호소한다. 더이상 시간을 탓하며 학칙개정안을 기정사실화 한다거나, 학교 내부의 일을
외부(교원징계재심위)에 떠넘기지 말기를 호소한다. 즉각 학칙개정안의 실시를 보류하고 한경숙교수를 복직시킴으로써, 차미리사여사의 숭고한 건학이념과 학내 구성원들의 민주화 열망을 구현하는데 학교당국이 앞장서 주기를 호소한다. 그럼으로써 진정한 개혁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기를 호소한
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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