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당국,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학교당국,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4.12.04 1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설

 학기가 시작되어 이미 강의를 진행 중이던 한경숙 교수의 해임 사태가 결국 한교수의 강의를 계속 수강해 온 학생들의 학점 인정 문제, 또 졸업 가능 여부 문제로 이어지며 관련된 학생들과 학교당국간의 갈등이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학교당국은 학생들이 한경숙 교수의 강좌를 대체하기 위해 선임된 강사의 수업을 듣지 않았으므로 학점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따라서 학생들에게 계절학기를 통해 다시 해당 과목의 학점을 취득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당국의 태도에 대해 해당 학생들은 자유게시판에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으며, 학교당국의 조치에 대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언뜻언뜻 내비치고 있다.


 이번 사태를 바라봄에 있어 확인해야 할 하나의 기본원칙이 있다. 즉, 수강신청이 완료되고 나면 학교당국은 수업의 정상적인 진행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에 비추어 보면 이미 세 과목의 강의를 진행 중인 교수를 학기 중에 해임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야 할 학교당국으로서는 매우 무리한 처사이며, 이는 현재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재임용 탈락 결정의 내용적 정당성 여부와는 별개의 사안이다. 따라서 그러한 무리한 조치가 초래하는 학사운영의 파행과 또 그 결과 학생들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수습의 책임도 온전히 학교당국의 몫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 사태에 임하는 학교당국의 태도는 이러한 기본적 원칙과 거리가 멀다. 한교수의 해임 후 새로 선임된 강사의 수업이 재개되기까지 한달이 넘는 수업 공백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교수의 강의를 계속 듣는 일은 학교당국이 수강신청의 시점에서 자신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자구책’이었다. 하지만 학교당국은 이제 학생들에게 한 달간에 걸친 그들의 자구노력은 의미가 없으며 새로 선임된 강사의 수업만이 ‘효력’이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만일 한교수의 그동안의 수업이 효력이 없는 것이라면 학생들은 그 한달 너머의 기간동안 무엇을 했어야 한다는 뜻인가? 또한 졸업을 눈앞에 둔 학생들에게 계절학기의 수강을 통해 학점을 다시 취득하라는 요구는 학생들에게 경제적, 시간적으로 이중 부담을 요구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졸업과 취업을 둘러싸고 촘촘하게 짜여 있을 학생들의 삶의 계획표를 침해하는 부당한 요구이기도 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한 모든 파행과 이로 인해 학생들이 입게 된 피해를 수습할 책임은 학교당국의 몫이다. 덕성여대에는 불과 몇 년 전 학교의 사정으로 인해 학사운영이 파행을 겪자 그 피해가 학생들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문제가 되던 학생들의 학점을 학교당국이 추인해 준 전례도 있다. 강좌의 수강과 관련해 학생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그래서 교육의 연속성과 충실성을 훼손시킨 점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과와 보상을 하지는 못할망정 학생들의 권리를 더 이상 침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학교가 어수선한 요즈음,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학교당국의 적극적이고 현명한 대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