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은 거야? 그런거야?
부자가 되고 싶은 거야? 그런거야?
  • 김민정 기자
  • 승인 2004.12.04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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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의 성공이데올로기, 그 두 얼굴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성공 만들기」, 「성공의 본질」, 「성공사전」까지... 언제부터인지 우리사회에 불기 시작한 성공의 바람은 서점가를 휩쓸고 가더니 그 사례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가슴속에 하나씩 열망을 불어넣어 주기 시작했다. ‘아! 성공하고 싶다’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의 성향이나 환경 그리고 능력에 따라 달라져야 할 ‘성공’의 기준은 모두 부자가 되어 여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으로 공통되고 만다. 하긴 오늘날의 사회에서 물질의 부는 성공의 증표임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이미 성공=부자=돈의 공식은 보편적이면서도 절대적인 모범 답안이 되어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대학 내에서도 성공의 열풍, 부자의 열풍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다. 전국의 거의 모든 대학에는 창업 동아리가 존재하고 부자들의 코드를 이해하고 학습하는 부자학 개론과 같은 수업이 강의 되는 한편 부자가 되는 방법을 연구, 공부하는 부자 동아리도 속속 만들어지
고 있다. 물론 창업동아리의 경우 실업의 대난 속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지만 학문을 연구하고 닦는 대학이라는 공간에서까지 돈에 울고 웃는 모습을 보기란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요즘에는 이와 같은 동아리들이 고등학교에까지 생기고 있다고 하니 사태의 그 심각성은 고려할 만 하다.

 수강신청 2분만에 정원 350명의 정원이 꽉 차고 약 10대 1의 경쟁을 보였다는 부자 동아리의 경쟁률 역시 모두 우리 사회의 이십대들이 부자에, 성공에 얼마나 목말라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이다. 이 외에도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각 포털사이트에는 ‘20대 부자 만들기(richest.cyworld.com)나 ‘성공마을’(cafe. naver.com/sucessland)과 같은 커뮤니티가 단연 인기를 끌고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이제 ‘우리아이 부자 만들기’나 ‘부자 아이의 조건’과 같이 어릴 적부터 부자 교육이 시작되니 이 같은 열풍은 대한민국 국민의 모두가 부자가 될 때까지 당분간은 계속 되지 않을까 싶다.

 경제의 불황 그리고 그 중에서도 연일 계속 늘어가는 청년 실업난으로 늘 불안해야 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부자’는 그야말로 가장 완벽한 미래가 될 수밖에 없다. 주식이나 재테크 등으로 목돈을 만든 평범한 사람들의 사례는 마치 자신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주게 하고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한다. 하지만 ‘부자가 되는 법’이라는 달콤한 유혹으로 연일 소개되는 주식이나 투자 전략 등에 섣불리 응하거나 의지하게 된다면 오히려 실패 확률은 높다고 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이 밝히는 주식이나 부동산의 투자 성공률은 10%에 불과한 가운데 얼마 전에는 퇴직금 5천만원으로 10억 만들기에 실패해 동반자살을 시도한 부녀의 사연이 소개되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마음이 부자야 진짜 부자이다’라는 선문답은 이미 통하지 않은 시대인 만큼 사람들이 일찍부터 돈에 대해 관심을 갖고 꼼꼼한 계획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일은 세속적이라고만 바라볼 수는 없다. 하지만 단순히 돈과 행운만을 바라고 ‘부자’라는 신기루, ‘10억 만들기’와 같은 허황된 꿈만을 쫓는다면 성공의 길은 오히려 멀어질 수도 있다.


 또 한가지, 부자가 되길 바란다면 먼저 부자에 대한 올바른 인식부터 성립해야 한다. 서울대학교 부자 동아리의 창단멤버인 곽승석(심리학과·3)씨는 “부자란 많은 돈을 버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돈을 쓰는 소비의 형태에서 완성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동아리 모임에서는 부자가 되는 법에 대한 연구와 실천 못지않게 기부 문화나 사회의 환원 제도를 이용, 선한 부자가 되는 법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부자에게도 사회의 도움을 받아 벌어들인 돈인 만큼 온전히 개인 자신만의 것이 될 수는 없다는 사회적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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