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에는 문화공간이 없다
수유에는 문화공간이 없다
  • 정하나 기자
  • 승인 2005.03.29 2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기획/수유 상권의 현주소

 대부분의 대학이 그렇듯이 학교 주변의 상권과 대학은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이대’하면 의류상점이나 미용실 등이 떠오르고, ‘홍대’하면 클럽, 공연 등이 떠오르듯이 대학교 주변의 상권은 대학의 이미지와 연관되기 일쑤이다. 하지만 우리 학교는 여느 다른 대학들과 비교해 봤을 때 주변 상권이 매우 부실한 편이다. 이런 현실에서 그나마 우리 학교에 가장 인접해 있는 상권은 수유 일대이다.

 지하철로 통학하는 대부분의 학우들은 수유를 거쳐 등?하교를 하며, 통학버스 역시 수유역까지 운행되고 있다. 때문에 수유의 유동 인구 중 우리학교 학우들은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본교 학우 2백명을 대상으로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양일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55.9%의 학우들이 수유에서 문화생활을 즐긴다고 답했다.

 그 중 약 81.4%의 학우들은 수유에서 주로 식사와 음주 문화를 즐긴다고 답했다. 어느 대학가든지 호프집이나 주점은 마치 의무인 냥 들어선다. 대학생활하면 술과 연결 짓는 사람들도 적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수유역의 경우도 주류 관련 업종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 외에도 젊은 층을 겨냥한 오락실, 비디오 방, 숙박업소 등이 수유 상권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주류문화도 대학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음은 틀림없다. 주류 문화만 대학문화의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되며 좀 더 질 높은 대학문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 공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현재 수유의 상권이 더 확장되어 가고 있지만 정작 늘어나는 것은 음식점이나 주류 상점이 대부분이어서 본교 학우들과 지역 주민들이 즐길 문화공간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학우들이 문화공간의 부족을 지적했으며 수유에 필요한 문화공간으로 약 41%가 영화관을 꼽았다. 그렇다면 왜 수유에는 영화관이 없는 것일까? 현재 서울에만 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멀티플랙스 영화관 CGV의 사업개발팀 남승헌 과장은 “수유에도 영화관 입점을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 영화관이 들어갈 만한 규모의 입점 가능한 건물이 없다”라고 답했다.

 또 학우들 중 10%는 서점이 부족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대학가라면 당연히 있어야할 서점이 수유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학은 중?고등학교 보다 좀 더 심층적인 학문을 다루는 교육의 장이다. 때문에 대학생으로서 갖는 학문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문화공간이 필요하다. 그 규모를 떠나서 학우들이 책을 살 수 있는 마땅한 서점이 몇 개 존재 하지 않다는 것 역시 문화 공간의 부족 현실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문화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수유의 상권은 주류 또는 오락, 숙박 관련 업종으로 치우쳐가면서 이제 사람들에게는 수유가 유흥가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61.7%의 학우들이 수유하면 유흥가를 떠올린다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주변에 우리학교를 비롯해 초?중?고등학교들이 많이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유는 주류, 오락, 숙박 업종의 편중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수유 관할 구청인 강북구청은 이처럼 유흥가로 자리잡아가는 수유의 상권에 관해 관련부서가 없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누구보다도 수유의 문화 공간 조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강북구청이 수유의 상권에 대해 무방비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문제의 여지가 있다.

 그렇다면 강북구청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는 우리 학교는 수유 일대 문화 공간 조성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을까? 최기헌(정보통계) 산학협력단장은 “강북구청과 얘기 된 문화 공간 조성사업은 학교 정문에서 솔밭공원까지의 범위에 문화 공간을 계획하고 있는 것뿐이다”라며 “아직 수유 문화 공간에 대해서 얘기된 바는 없지만 필요한 안건이 나온다면 건의 하겠다”고 말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대학은 그 일대 지역과도 긴밀히 얽혀있는 교육기관이다. 학교 주변의 상권이나 문화 공간이 학우들의 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와 가까이 위치한 수유 역시 하나의 대학문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대학문화 공간에 유흥 상점이 대부분이며 문화공간은 부족하다는 것은 강북구청이나 학교 측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또한 수유 뿐 만 아니라 학교 주변 지역 주민들과 잦은 교류를 갖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 학교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대강의동에서 실시하고 있는 영화 상영을 예로 들어보자. 도서관 미디어센터에서 이번 학기 영화 관람 인원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영화 한편 당 약 49명정도가 관람 한 것으로 나타났다. DVD 영화 상영을 담당하는 도서관 정옥이 미디어센터 주임은 “포스터를 붙여 지역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게끔 하고 있으나 실제로 지역 주민의 참여는 저조하다”고 말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역 주민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해 함께 참여한다면 학우들과 지역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학교 내에서나 학교 주변에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문화공간을 만들어 가는 것도 자치적으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학우들과 지역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해 나중에는 학교 측과 강북구청이 앞장서 학교 주변에서 수유에 이르기까지 문화생활을 즐길 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문화 공간 조성도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학교 주변이 유흥가로 대표되는 수유나 부실한 상권으로부터 벗어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더 많은 이들이 공유할 수 있는 또 다른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도봉구 삼양로144길 33 덕성여자대학교 도서관 402호 덕성여대신문사
  • 대표전화 : 02-901-8551, 8558
  • 청소년보호책임자 : 고유미
  • 법인명 : 덕성여자대학교
  • 제호 : 덕성여대신문
  • 발행인 : 김건희
  • 주간 : 조연성
  • 편집인 : 고유미
  • 메일 : press@duksung.ac.kr
  • 덕성여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덕성여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duksung.ac.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