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타요시에, <고야> 한길사
홋타요시에, <고야> 한길사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3.05.2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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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타 요시에, 『고야』, 한길사

앞서 소개한 책들을 통해 르네상스기의 새로운 인간 유형, 근대적 개인과 그의 시대를 보았다면, 이제 다시 한 번 홋타 요시에가 펼쳐 보이는 고야의 생애를 통해 현대가 시작되는 역사의 한 고비를 들여다보자. 어떤 현대인가? 근대의 출발을 피로 물들인 종교전쟁의 폭력을 제국주의적 폭력으로 세속화한 현대, '국가라는 폭력장치를 불가피하고 필연적인 것으로 만든' 현대다. 시골 출신의 출세주의자요 '주문 그림 제작자'였던 고야는 구체제 왕실의 단말마적 광기에 이어 에스파냐-프랑스간 8년 전쟁을 겪으며 현대의 폭력성, 그로부터 드러나는 인간성의 심연을 격정적으로 증언하는 '예술가'가 된다. 혁명 전도사를 자임하여 에스파냐를 점령한 프랑스군에 저항한 민중 봉기와 처형을 그린 <5월 2일>과 <5월 3일>, 전쟁이라는 지옥의 광경들을 낙인처럼 새긴 판화집 『전쟁의 참화』로 미술은, 단정하고 냉정한 고전주의적 미의식과 결별하여, 참담한 증언, 열렬한 질문, 무서운 고발이 된다. 작품의 제목들도 부르짖는다. <나는 이것을 보았다> <이러려고 태어났는가><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는가><그리하여 더 이상 구원은 없다>...... 
이른바 이성에 바탕을 둔 근대는 원산지건 아니건 비이성적 폭력에 실려 환란과 더불어 몰아닥쳤다. 유럽의 변방인 에스파냐에도, 아시아의 변방인 우리나라에도. 박은식의 『한국통사(韓國痛史)』를 추천할까 하다가 이 책을 추천하는 것은 20세기 내내 앓아 온 우리의 아픔을 세계사 안에서 가늠해 보라는 뜻이다. 또한 들여다볼수록 처참한 인류의 길에 고야, 베토벤, 도스토옙스키, 스탕달(모두 동시대인들이다)이 있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러니 고야가 자신의 마지막 작품에 준 제목으로 이 글을 끝내자.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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