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아진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한 방법
삶아진 개구리가 되지 않기 위한 방법
  • 덕성여대 기자
  • 승인 2005.05.2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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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개구리 실험을 했다. 찬물에 들어있는 비커 안에 개구리 한 마리를 넣고, 비커 밑에 알코올 램프에 불을 붙어 서서히 가열하면서 개구리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었다. 찬물 속으로 들어간 개구리는 주변을 살피더니 헤엄을 치며 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사이에 램프의 열은 계속 올라갔지만 개구리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을 때 개구리는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몸의 동작이 빨라지면서 비커를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다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것이 소위 ‘삶아진 개구리 증후군’이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러한 비커안의 위험한 개구리들이 많이 보인다. 지난 3월 기아자동차 광주 공장 노조의 채용비리가 한바탕 붉어졌다 잠잠해진지 얼마 되지도 않아 이제는 현대차 노조가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있으며,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현직 간부들이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에 들어갔다. 잇따른 국내의 내로라하는 대형 노조의 비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실망감은 감출 수 없다.

이제 노동조합은 이를 바라보는 뜨거워지는 시선에 이제 고개를 돌려야한다. 부당한 근로조건이 있다면 분명 개선되어야 함에는 분명하지만, 상식에 맞지 않게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나 지나치게 자신들의 편의만 고집하는 노조를 지지해 줄 사람은 없다.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갖가지 노조비리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이러한 국민적 실망감은 대기업 노조가 이제는 거대한 권력 기구로 변모해 지나친 이기주의에 빠지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가 인사 과정에 있어 보조자 역할은 할 수 있으나 직접 인사 과정에 개입한다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게 권력화 되었음을 뜻한다. 이렇게 겉으로 보여지는 몇몇 노조의 모습은 자칫 노동 운동 전체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실제 생활고를 겪으며 ‘최소한의 살 권리’를 주장하는 저 밑바닥의 노동자들의 외침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노조는 그 도덕성을 회복하여야 하며, 그 간부에게는 누구보다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이 필요함은 두말 할 것도 없다.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는 노조들은 비커 안의 개구리처럼 그들을 바라보는 여느 노동자들의 시선이 결코 곱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의 분노가 끓어 넘쳐 그들이 저지른 만행들을 수습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어버릴지도 모른다. 소위 ‘귀족 노조’라는 오명을 씻지 않으면 비커 안에서 삶아진 개구리의 신세를 면치 못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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