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움직이는 사람들
문화를 움직이는 사람들
  • 김미효 기자
  • 승인 2005.05.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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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오르가슴을 위한, '포르나'시대 도래하다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 인 식욕과 성욕. 그중에서도 성욕은 본능적인 욕구뿐 아니라 사회적 의미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은밀하게 감춰져 향유하고 겉으로 표현하기 힘든 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음지의 ‘성문화’는 어두운 면이 부각돼 왜곡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성폭력은 많은 문제가 되고 있다. 여기, 황금박쥐처럼 날아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있다.  99년부터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개최해, 사회적으로 많은 파장을 일으킴과 동시에 기존문화에 맞서 주체적인 방향으로의 인식 변화를 주도한 페미니스트저널 ‘IF' 의 ‘전사’들이다. 오는 6월 18일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개최되는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 을 기획한 페미니스트 저널 ‘IF' 기획팀의 고주영 씨를 만나, 그녀와 솔직 담백하게 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을 개최하게 된 계기 및 동기는 무엇인가?
 성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이나 '유영철사건'등, 성폭력의 사례가 줄어들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이 문제를 이대로 방관하기 보다는 우리가 나서서, 인식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페미니스트저널 ‘IF'는 99년부터 6회에 걸쳐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개최했었는데, 올해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로 행사를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올해 처음 개최되는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은 작년에 발생했던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에 대한 기사를 다루면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하게 되었다. 성폭력 사건을 일회적이고 한시적인 문제로 다루기보다는 깊이 있게 다루고자, 뜻을 모아서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다. 99년 처음 시작한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는 ‘미스코리아, 폭발하라’ 라는 책의 출간 기념회를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다. 이 행사에서는 기존의 ‘미’ 의 개념에 대한 고정관념의 붕괴를 주도하고, ‘미’가 여성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 했다. 그 뿐 아니라, 이러한 움직임은 ‘미스코리아’대회의 공중파 방영의 중단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노력으로 외모적인 ‘미’를 기준으로 ‘미인’을 선발하는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성을 상품화 하는 행사에 불과 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은 99년부터 작년까지 6회에 걸쳐 개최된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 와 같은 맥락에서 고정관념과 편견을 붕괴 시키고, 건전하고 밝은 문화의 정착을 위해 마련된 행사 이다.

Q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 만의 독특한 행사가 있다면?
 참가자의 대부분이 일반 부문 참가자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성’ 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즐기는 시간을 마련하려고 한다. 인간의 자연스런 본능인 ‘성’ 이 더 이상 음지에 놓이지 않고 밝고 건전하게, 자연스럽게 즐기는 문화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인식의 변화를 유도하고자 한다.

Q.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 에는 ‘성폭력’ 에 관한 내용을 포함해서 모든 이가 평등한 위치에서 건강한 성을 즐기자는 취지가 강한 것 같다. 이런 전반적인 내용을 포함한 행사의 명칭인  ‘포르노 포르나’ 중 ‘포르나’ 라는 것은 어떤 개념인가?
  기존의 ‘포르노(Porno)’ 남성이 성문화의 주체로 여겨지고 여성은 수동적으로 임하는 존재로 그려져 왜곡된 성 관념과 문화를 형성하는 사회악 적인 존재였다. ‘포르나(Porna)’는 ‘성’에서 소외되었던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참여 하고, 같이 교감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포르나’는 행사를 기획 하면서 ‘IF' 에서 만든 신조어로, 포르노의 여성형명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뿐만 아니라 여성을 포함해서 동성애자들, 장애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즐기자는 의미이다.

Q. 성폭력은 근절해야 할 사회의 악이다. 굳이 ‘안티’ 라는 단어를 넣은 까닭은 무엇인가?
 ‘안티’ 라는 단어만큼 우리의 목적과 목표를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표현도 없다. 기존의 성문화에 맞서고 저항한다는 뜻에서, 그리고 99년부터 계속 되어 왔던 ‘안티’ 의 정신을 이어가고 싶어서 넣게 된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Q. ‘안티 성폭력 페스티벌’ 을 통해 기존의 어떤 점을 개선시키고자 하고, 어떤 효과를 기대하는가?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를 통해, 기존의 ‘미스코리아’ 대회의 공중파 방송의 중단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 같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번행사의 주제인 ‘성’ 이라는 민감한 사항에 대해 당장의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 일 듯 하다. 몇백, 몇천년을 이어온 고정관념을 한번에 깨트리는 것은 불가능 하지 않은가. 조금씩 차근히 개방적인 성문화에 대한 인식의 개선을 유도하고, 긍정적이고 건전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 어떤 사회로의 변화를 기대하는가?
 성문화나 성적인 문제에 있어서 수동적인 위치에 놓인 여성들이 숨기지 말고 주체적인 자세로 나설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밤길을 조심해야 한다’ 는 등의 약한 모습을 보인다거나 성폭력 을 두려워하고, 피해에 앞서 대비하려고 하지 말자. 우리는 ‘예비피해자’ 가 아니다. 성을 도구로 하는 폭력이나 차별이 없고, 법적인 제제가 강해지길 기대한다. 사회적으로 긍정적이고 밝은 성 문화의 정착이 이루어져, 사람들이 솔직하고 당당한 태도로 ‘성’ 문제에 임했으면 한다. 더 이상 부끄러운 음지의 ‘성’ 을 즐기려 들지 말자. 당당히 드러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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