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기를 보내며

2020-06-08     -

  2020학년도 1학기가 끝나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대면 수업 없이 한 학기가 갔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혼란이 있었다. 교수, 학생 모두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혼란 속에 보낸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신입생들은 대학 생활의 낭만을 만끽할 기회가 없었다. 봄날에 더욱 보기 좋은 우리대학 캠퍼스는 반겨주는 이 없이 홀로 자리를 지켰다. 축약하자면 이번 학기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우왕좌왕하며 보낸 시간이었다. 대학본부는 온라인 강의에 대한 인프라 부족을 원활하게 해결하지 못했으며, 비대면 수업과 관련한 학생들의 혼란도 있었다.

  이렇게 한 학기를 어렵게 보낸 우리대학은 내년 상반기 교육부의 3주기 대학평가를 앞두고 있다. 대학본부와 학내 구성원의 노력에도 아직 우리대학이 갖춘 교육 인프라와 교과운영, 관리의 체계성에는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다. 이번 학기에 준비했던 많은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 점도 남겨진 과제다.

  이제 다음 학기 대학운영에 대한 적절한 계획을 수립하고 대응하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학사운영의 일차적 책임은 대학본부에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번 학기 학사운영을 포함한 학내 행정 전반에 있었던 혼란의 상당부분은 대학본부의 원활하지 못한 소통 방식과 노력의 부재 때문이다.

  소통의 부재는 광역단위 모집에 따른 전공 선택 결과를 반영한 학사운영에 대한 구성원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입생의 전공 선택 결과에 따라 교과목 개설과 운영, 전공 구조조정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이 문제를 학내 구성원에게 설명하고 함께 의논하는 자리가 없었다.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적절한 경과였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내년 교육부 평가를 앞둔 우리대학의 현실은 타 대학과 비교해 더욱 높은 수준의 대학행정과 적극적 민주적 의견수렴을 요구한다. 1학기를 원활하게 진행하지 못한 부분은 분명 대학본부의 책임이다. 이제라도 대학본부는 다음 학기 학사운영의 수월성 제고를 포함, 전공 선택에 따른 발생 가능한 문제를 구성원과 허심탄회하게 의논해야 한다. 적절한 때를 놓칠 경우 이에 따른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