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영화>

2021-03-24     전유진 기자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 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삶

  사람들은 눈코 뜰 새 없이 흘러가는 인생에 대해 회의감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영화 은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답을 들려준다.

  어렸을 때부터 재즈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주인공 조는 유명 재즈 밴드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는다. 그는 너무 기쁜 나머지 앞을 제대로 보지 않고 길을 걷다 맨홀에 빠져 세상을 떠난다. 조는 저승으로 가는 길에서 탈주해 사람으로 태어나기 전의 영혼들이 사는 ‘유세미나’로 떨어진다. 영혼들은 유세미나에서 배정받은 멘토와의 활동으로 ‘불꽃’을 얻은 후 ‘지구통행증’을 받아 태어날 준비를 마친다. 얼떨결에 멘토가 된 조는 유세미나의 장수생, 22호 와 짝지어진다.

  22호는 조가 왜 이렇게도 지구에 가고 싶어 하는지 궁금하다며 조를 지구로 보내고자 한다. 그러나 조의 실수로 22호의 영혼이 조의 육체에, 조의 영혼은 고양이의 몸에 들어간다. 조는 저녁 7시에 있을 공연을 위해 22호를 어르고 달래 공연장에 갈 준비를 한다. 그 과정은 22호에게는 물론 조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조와 22호는 영혼을 바꿔 줄 수 있는 조력자 파울을 기다리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단풍 씨앗을 바라보며 ‘삶을 살아가는’ 감정을 느낀다. 22호는 자신의 불꽃을 지구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주술을 거부하고 조와 갈등을 빚는다. 유세미나로 돌아온 22호에 게는 지구통행증이 생겼고, 조는 그 통행증을 통해 지구로 간다.

  조는 그토록 바라던 재즈 밴드의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기쁨과 뿌듯함보다는 허무함을 느낀다. 그런 그에게 함께 공연한 밴드의 색소폰 연주자 도르테아는 바다를 찾는 어린 물고기의 이야기를 해 준다. 어린 물고기는 나이든 물고기에게 바다를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는다. 그러자 나이든 물고기는 이렇게 대답한다.

  “바다? 지금 네가 있는 곳이 바다란다.”

  조를 비롯한 여러 멘토는, 또 영화를 보는 우리는 지구통행증의 조건인 불꽃이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불꽃은 그저 삶을 살아갈 용기일 뿐이다. 영화 은 우리에게 삶의 목적 따위에 집착하지 말고, 그저 우리를 감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며 삶을 즐기라고 한다. 모든 순간을 있는 그대로 묵묵히 살아 가는 것이야말로 온전하게 사는 일임을 알려 주는 영화 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