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회 학술문예상 사진 심사평

2021-12-06     김승민(시각디자인) 교수

  우수작 <녹음과의 산책> 주제는 숲속의 산책 길이다. 화면을 둘로 나누는 숲속의 길과 울창한 나무, 들풀이 인상 깊다. 평범한 일상의 숲속 길이지만, 콘크리트 길은 결코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고 숲 또한 둘로 갈라놓지 않는다. 수직으로 서 있는 나무의 굵기와 각도를 다양한 시선으로 촬영해 마치 숲이 사람처럼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수작이다.

  <녹음과의 산책>은 시각적 관점에서도 화면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산책 길 왼편의 늘어선 풀을 연결한 통나무와 오른편 통나무 뚝방의 시각적 대비를 보여준다. 추가로 하나의 이야기를 화면 속에 담은 조형적 감각에도 박수를 보낸다. 아마추어라 할 수 없는 전문가 수준의 뛰어난 작품이다.

  가작 <바다를 품은 하늘>의 화면 구성은 동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푸른 하늘, 푸른 바다, 푸른 산과 같이 화면 전체가 푸른색이고, 파란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린아이 같다. 더욱이 동물 형태의 귀여운 구름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것마냥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한다.

  언뜻 보면 산 정상에서 쉽게 찍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풍경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해당 장소의 기후 변화를 관찰하며 최고의 시간대를 찾아야 한다. <바다를 품은 하늘>은 촬영자의 의도와 개성, 노력 등이 잘 표현된 작품이다.

  이 밖에도 우수한 사진들이 있었으나 사진과 제목의 불일치가 아쉬웠다. 나날이 발전해 가는 학생들의 수준 높은 작품에 박수를 보내고, 더욱 발전할 앞날을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