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쓴 약이 몸에도 좋기에
본지 여론면에는 ‘쓴소리’라는 이름의 고정 코너가 있다. 이는 타대학 학보사 편집장 내지는 학내 구성원이 과월호를 돌아보며 비평하는 코너다. 해당 코너의 설립 취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사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을 이끌어낼 것이며 둘째, 본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다.
쓴소리는 비단 본지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사기>로 유명한 중국의 학자 사마천은 말을 네 가지 종류로 나누며 그중 하나인 고언(苦言)을 약이라 칭했다. 즉, 쓴소리인 ‘고언’은 듣기 거북할지라도 곧 약이 되는 말을 뜻한다.
좋은 약을 달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듯 쓴소리를 하는 데에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단순 비난이 아닌 정당한 비판을 하려면 대상에 대한 탄탄한 이해와 주장을 뒷받침할논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남들이 말하지 않는 의견을 던질 용기도 있어야 한다. △황희 △이이 △정약용 등 조선시대 충신으로 널리 알려진 과거 위인들은 불이익을 감내하고도 사회에 날카로운 쓴소리를 던졌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쓴소리를 도맡은 자들은 다름아닌 언론기구다. 신문사, 방송국과 같은 언론기구는 사회 전반을 살피며 대중의 질문에 답변할 책임이 있다. 그렇기에 기성 언론은 사회에 대한 목소리를, 대학 언론은 대학에 대한 목소리를 망설임 없이 내야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해 예리한 시각을 제시해 사회 변혁을 이끌어내는 언론이 있는 한편, 일부 언론은 쓴소리가 번거롭고 두려운 나머지 ‘대충 그럴듯한 소리’를 내걸곤 한다.
이쯤에서 본지의 존재의의를 살펴보자. 과연 덕성여대신문은 우리대학에 올바른 쓴소리를 던지고 있는가? 필자는 본지가 이 질문에 곧바로 대답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이번 760호와 지난 759호를 통해서 △등록금인상 △총학생회 보궐선거 △전공 수업권 등 우리대학 내 주요 사안을 다뤘다. 그러나 단과대학 전반에서 발생하는 학생자치 공백을 다루거나 대학 재정 내역을 톺아보는 등 깊이 있는 분석에 대해선 갈 길이 멀다.
신문은 광고 전단지와 다른 개념이다. 물론 두 매체 모두 정보전달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며, 신문도 일부 지면을 할애해 광고를 삽입한다. 그러나 신문의 본질은 언제까지나 홍보가 아닌 쓴소리에 있다. 우리대학 내 홍보를 전담하는 대외홍보실 소속 학생기자단과 본사를 다른 기관으로 취급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아무리 좋은 쓴소리라도 사회 구성원에게 주목받지 못한 소리는 말짱 도루묵이다. 앞서 말했듯 쓴소리는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귀중한 자원이다. 그렇기에 본사 기자들은 광고 대신 기사 한 줄을 더 내기 위해, ‘입에 단 소리’가 아닌 ‘몸에 좋은 쓴소리’를 내기 위해 언제나 취재와 기사 작성에 열을 낸다. 그렇게 공을 들인 소리들은 우리대학 곳곳에 놓인 배포대에 쌓여 있다. 우리대학 내 쓴소리가 언제까지나 유지되길 바라며, 갈고 닦아 나올 날카로운 쓴소리를 향한 학내 구성원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