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노동 동일임금, 근로기준법에 담길까
지난달 17일, 국정기획위원회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올해 안에 근로기준법에 법제화해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란 고용형태나 성별에 상관없이 같은 업무를 수행하면 동일한 대우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현행 법령에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 의해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 동일가치노동에 대해 같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해당 원칙은 남녀고용평등법에만 명시돼 있어 사실상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에 한해서만 적용돼 왔다. 이에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원칙을 근로기준법으로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간 제기돼 왔다.
이재명 정부는 해당 원칙을 근로기준법에 추가함으로써 노동시장 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 해소를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204만 8천 원)은 정규직 임금(379만 6천 원)의 절반인 약 54%에 불과했다.
해당 원칙을 명문화할 시 같은 사업장 내 동일한 일을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노동시장 내△정규직 △비정규직 △하청 근로자 간의
임금 격차 해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해당 법안이 현장에 바로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점이 따른다. 동일 노동을 바탕으로 임금을 책정하기 위해선 업무의 가치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하는 직무·성과급 제도가 보편화돼야 한다. 그러나 국내 다수의 기업이 근무 연차에 따라 임금을 차등 지급하는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1,000인 이상 사업체의 호봉제 도입률은 63%에 달했다. 이에 해당 법안을 시행하기 전 노동시장의 뿌리박힌 임금 지급 체계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동일 업무를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실제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선 업무의 난이도와 가치를 판단할 구체적 기준이 필요한데 현재 국회에 상정
된 법안에선 그 기준이 모호하다는 의견이다.
고용노동부는 대규모 실태조사를 통한 ‘임금분포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임금분포제란 △근속 △직무 △직급 등의 임금 정보를 수집해 공공데이터로 배포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겠단 방침이다. 법안의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구체적 기준 마련과 임금체계 개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않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법제화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