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학술문예상 소설 심사평
올해 학술문예상 소설·희곡 부문에는 3편이 접수되었고 그중 한 편의 가작을 뽑았습니다. 가작은 〈하나에게〉입니다.
심사평을 하기 전에 간단하게 심사 기준을 말해둬야 하겠네요. 첫 번째 기준은 ‘새로울 것’이었습니다. 소설도 문예인 만큼 창작을 위해서는 무언가 모방을 해야 할 겁니다. 다만 새로운 모방이어야 하니 이전과는 다른 무언가이겠지요. 두 번째 기준은 머리 위로 ‘!’(느낌표)가 떠오를 것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읽었는데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오른다면 그것은 미완성이라는 뜻이자, 와닿지 않았다는 의미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느낌표가 떠오른다면, 그것이 ‘+’(양)이든 ‘-’(음)이든 아름답단 뜻이겠지요.
〈하나에게〉란 작품은 꼭 닮은 두 개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평행우주(Parallel universe)를 소재로 하나이면서 둘인 ‘하나’가 다른 우주의 ‘하나’와 이메일로 소통하고 만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평행우주를 소설에 끌어들인 사례는 있겠지만 이메일로 소통한다는 설정은 새롭다고 하겠습니다. 다만 도플갱어(Doppelgänger) 괴담을 가져와서 똑같은 두 존재의 만남이 하나 혹은 둘을 죽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로 설정한 것은 평행우주에 걸맞지 않아 보입니다. 도플갱어는 같은 우주에 존재하는 꼭 닮은 사람을 말하는 것이니까요. 우리 옛 소설로 보자면 〈옹고집전〉과 비슷한 설정입니다. 반면 다중우주(Multiverse)를 다룬 작품들에서는 다른 우주에 사는 또 다른 ‘나’를 만나도 큰일이 벌어지진 않더군요. 아울러 〈하나에게〉가 이쪽 우주의 이야기를 펼쳤다면 저쪽 우주의 이야기도 하였으면 어땠을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평행우주와 관련하여 소설은 아니지만 드라마가 생각나서 추천하려고 합니다. 〈프린지〉(Fringe, 2008~2013)라는 미국 드라마인데요.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만 핵심 사건이 평행우주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평행우주가 겹칠 때 두 세계가 모두 붕괴한다는 설정인데 후반부로 가면서 조금 황당해지기는 하지만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참고가 될까 하여 몇 마디 적었습니다. 이번 학술문예상에 지원해주신 모든 덕성인들에게 환희가 있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