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회 학술문예상 시 우수작
2025-11-25 장소윤(법학 4)
<밤의 이면>
숨고 싶었다, 그들 속에서
사라질 수 없었다, 용기가 없어서
그래서 밤이 드리운 하늘 밑으로 숨을 죽였다
별을 받치는 줄만 알았던 밤은 그림자를 숨기고 있었다
너도나도 숨어드는 그림자들을 큰 품으로 껴안고 있었다
어쩐지 아무리 걸어도 아무도 나를 따라오지 않더라
이쯤이면 나를 덮쳐야 하는데
내가 무너져야 하는데
기꺼이도 살고 있었다
가만히 서서 사방을 살펴도 둘 곳 없는 나의 시선만이
방황하고 있을 뿐이었다
허나, 분명한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머리 꼭대기에 깜빡이는 별을 보니 작지만 붙어있다, 숨이
아슬히도 버틴 하루가 기다린다, 내일에서
빛이 나야 사는 줄 알았다
저마다의 온도를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색도, 온도도 없이 지워지길 기다렸다
형체 없이 눈에 띄지 않는 무언가로 하루를 버티다
밤이 되면 드디어 조용히 마음껏
사라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밤은 그림자도 없는 나를 살려냈다
오늘 내가 죽기로 결정했다가 살기로 결심한 것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어둠 속에 그림자를 숨겼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