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기자가 추천하는 <드라마>

2026-03-03     안효원 기자

  바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은 잠시 시간을 내어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다. 이에 덕기자가 책, 공연, 전시회 등을 소개해 학우들에게 한 줄기 여유를 선물하고자 한다.

 

  사랑은 운명이 아닌 스스로 선택하는 것
  동화 속 마법처럼 운명적인 사랑이 찾아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동화와 달라 저절로 이어지는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드라마 <샬럿 왕비>는 주체적인 선택으로 지켜낸 사랑 이야기다.

  독일의 작은 공국에서 자란 샬럿은 영국 왕 조지 3세와의 정략결혼을 위해 타국으로 향한다.그는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그간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자와 결혼해 왕비라는 막중한 위치에 서게 된다. 결혼 이후의 현실 또한 녹록지 않다. 남편인 조지는 밤이면 자취를 감추고 샬럿은 왕비로서의 의무와 정치적 기대 속에 홀로 남겨진다. 조지는 왕으로서 완벽해야 한단 압박 속에 극심한 불안과 정신질환을 겪고 있었다. 그는 사랑받고 싶어 하면서도 자신의 불안정한 모습을 숨기기 위해 스스로를 고립시켜왔다. 또한 이런 모습조차도 들킬까 두려워 아내인 샬럿에게조차 마음을 열지 못한다. 샬럿은 설명 없이 자신을 피하는 조지의 행동과 왕실의 차가운 분위기에 배신감과 혼란을 느낀다. 그러나 그는 도망치기보다 한 사람의 아내로서 문제를 마주하길 선택한다. 샬럿은 조지의 정신질환과 고통을 알게 된 이후 그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는 치료라는 명목하에 조지에게 행해지는 잔혹한 치료법을 중단시키고 곁에 남아 함께 병을 견뎌낸다. 또한 조지를 대신해 공식 석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왕실의 권위를 안정시킨다. 조지는 점점 샬럿에게 마음을 열고 솔직하게 다가간다. 그리고 두 사람은 완벽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모습 그대로 함께하겠다고 서로에게 약속한다. 시간이 흘러 노년의 샬럿과 병약해진 조지가 침대 밑에 나란히 누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통해 그들의 약속이 오랜 세월 동안 지켜졌음을 보여주며 끝이 난다.

  “사랑은 확고한 결의고 사랑은 선택하는 것이지.”

  인생을 함께 걷다 보면 친구나 연인, 심지어 가족이더라도 처음엔 보이지 않던 그 사람의 어두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나 자신의 적나라한 단점도 드러난다. 관계는 거울처럼 타인의 부족함뿐만 아니라 나의 이기심과 연약함까지 비춘다. 상대의 이면을 본 뒤에도 다시 그 사람을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현실에서 배워야 할 사랑의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상대의 연약한 모습까지 품어주며 서로를 택하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 <샬럿 왕비>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