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나게 될 모든 인연들은

2026-03-16     김진아 기자

  대학에 입학하면서 우린 또 다른 세상을 마주한다. 그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우리의 인간관계도 큰 변화를 겪는다. 학창시절 매일 얼굴을 보는 게 당연하게 느껴졌던 친구들과 서서히 멀어지기도 하고 대학에서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듯 이십 대의 시작부터 우린 저마다의 혼란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을 느끼거나 그로 인한 다양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실시한 ‘인간관계 스트레스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0.5%가 최근 3개월 내 인간 관계로 인해 자주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갈등 상황에서 ‘관계를 억지로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장 많이 느껴 어려움을 겪는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우린 인간관계에 많은 신경을 쓰면서도 모든 관계가 영원할 순 없단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다. 어떤 인연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만남일 뿐이다. 불교에선 이런 관계의 이치를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이라 설명한다. 모든 만남엔 반드시 헤어짐이 있고 이별이 있으면 돌아옴도 있단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이별이란 누구의 잘못으로 인해 헤어지는 것이 아닌 만나는 순간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하나의 절차를 의미한다. 회자정리가 이별의 섭리를 의미한다면 거자필반은 재회의 희망을 내포한다. 이는 불교의 윤회 사상과도 맞닿아 있는 용어로 우리의 인연은 돌고 도는 것임을 보여준다.

  이처럼 모든 인연엔 때가 있다. 책 <초역 부처의 말>에선 억지로 붙잡아두려고 해도 흘러가 버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어도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인연들이 있다고 말한다. ‘시절인연(時節因緣)’이란 말처럼 만남에도 적절한 시기가 있고 때가 돼야 이뤄지는 인연이 있다. 그러니 소중히 여겼던 관계가 끝났다고 너무 슬퍼하거나 원망할 필요는 없다. 그저 흘려보내야 할 인연이었고 적절한 시기가 아닐 때 만났구나 생각하면 그만인 일이다. 지나간 모든 인연에 연연하기보다 현재의 나를 만들어준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그 또한 감사한 만남이다. 그 덕분에 한 시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었으니 말이다. 때론 아픔도 겪었지만 이러한 만남들이 나를 성장시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지금의 내가 있게 된 건 나의 매순간마다 곁을 스쳐 간 시절인연이 있어주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우린 필연적인 만남의 법칙에 의해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고 때론 다시 재회하며 살아간다. 그럴 때마다 지난 인연에 머무르기보단 시절인연을 떠올리며 흘러가는 관계를 받아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모든 만남은 결국 우리에게 배움을 남긴다. 그러니 스쳐 지나가는 인연 하나 하나에 너무 애쓰지 말자. 모든 것은 결국 적당한 때에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