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와 현실 사이 간극, 전자감독 제도
전자감독 대상자는 늘어나지만 관리체계 부족해
전자감독 제도는 강력범죄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재범을 예방하기 위해 2008년 도입됐다. 그러나 전자발찌 착용자의 재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관리 인력 부족과 대응 체계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전자감독 제도의 실효성을 살펴보고 개선 과제를 알아보고자 한다.
전자감독 제도는
어떻게 운영되나
전자감독 제도란 대상자의 위치와 경로를 24시간 확인해 보호관찰 및 지도·감독을 통해 재범을 예방하는 보안처분 성격의 제도다. 전자감독에 활용되는 전자발찌는 위치 추적 기능을 통해 부착자의 활동 범위를 감시한다. 전자발찌 부착대상이 되는 범죄는 △성폭력 △미성년자 대상 유괴 △살인 △강도 △스토킹이며 부착 시기는 △징역형 종료 △가석방 △형의 집행유예 등이다. 전자발찌 부착자를 관리하는 전자감독 체계는 법무부 관제센터와 지역 보호관찰소가 연계해 운영한다. 관제센터에선 전자발찌 부착자의 위치 정보와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지역 보호관찰소에선 보호관찰관이 준수사항 위반 여부를 관리하며 24시간 교대 근무 체제로 운영된다.
2007년 4월 27일 우리나라에선 특정 성범죄자의 전자발찌 부착에 관한 법률이 최초로 제정됐다. 이후 2008년 9월 1일부터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재범 억제 방안으로 전자발찌 부착이 실용화 됐다. 전자감독 제도가 도입된 초기엔 부착 대상이 성범죄자에 국한됐지만 17차례의 개정을 통해 적용 대상이 점차 확대됐다. 현재는 2024년 7월 17일에 제정된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로 시행되고 있다.
시행 초기엔 전자감독제도 도입이 범죄자의 재범 방지에 효과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성범죄자의 동종 범죄 재범률은 2008년도 시행 이후 3년간 1% 미만에 그쳤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와 달리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강력범죄를 저지르거나 장치를 훼손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전자감독 대상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런 관리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실질적인
재범 방지 효과는
법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시행 전과 비교했을 때 동종 범죄 재범률은 △성폭력사범 12.5% △살인사범 4.8% △강도사범 14.71% 수준으로 이전보다 감소했다. 전자감독 제도가 재범 억제에 상당한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한남대학교 경찰학과 박미랑 교수(이하 박 교수)는 “전자발찌 착용 고지를 받은 대상자들과 면담을 하면 그들도 전자발찌 대상자를 중대 범죄자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전자발찌가 징벌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자발찌는 위치 이탈만 감지할 뿐 순간적인 충동이나 물리적 폭력을 제어할 수 없어 범죄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 실제로 전자감독 대상자는 2008년 151명에서 2024년 8월 기준 4,270명으로 증가했다. 이 중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전자감독 대상자의 성폭력 재범은 29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범 발생 장소를 보면 상당수가 주거지 인근에서 발생했으며 주거지 1km 이내에서 발생한 재범은 161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통계적 효과와 체감되는 현실 사이 괴리가 커짐에 따라 전자발찌 부착자의 재범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대두되고 있다.
기술만으로 막기 어려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
법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자감독 대상자는 4,827명으로 2020년 처음 4,000명대에 진입한 이후 5년 사이 약 20%가 증가했다. 늘어나는 전자감독 대상자에 비해 관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2025년 기준 보호관찰관 1명당 관리하는 대상자는 20.7명으로 법무부가 권고하는 1인당 관리 인원 기준인 10명을 크게 넘겼다.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2022년 기준 감독원 1인당 △룩셈부르크 2명 △오스트리아 3명 △덴마크 4명 △미국 텍사스주 7명 수준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약 9.6배 높은 모습이다.
현장 대응을 담당하는 무도실무관 제도 역시 이러한 한계를 보여준다. 무도실무관은 전자발찌 훼손이나 도주 등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 출동해 대상자를 제압하고 보호관찰관의 업무를 지원한다. 2024년 8월 기준 전국 보호관찰소의 무도실무관 정원은 170명인 반면 같은 기간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는 4,270명으로 무도실무관 1인당 약 25명을 담당하는 구조다. 무도실무관은 전자발찌 훼손이나 준수사항 위반이 발생하면 현장에 출동해 직접 대상자를 제압해야 하는 만큼 폭력과 위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또한 전자발찌의 기술적 한계까지 더해지며 현장 대응의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전자발찌가 훼손되거나 특정 구역에 접근할 경우 관제센터엔 경보가 울리지만 이는 위치 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에 그친다. 경보 발생 이후 대응이 이뤄지는 구조탓에 실제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엔 한계가 있단 지적도 존재한다. 경보가 울릴 땐 이미 문제가 발생한 뒤로 실제 현장에 인력이 출동하기까진 일정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 사이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긴 어렵다. 2020년 12월 출소한 성범죄자 조두순은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지난해 3월부터 6월 초까지 거주지를 벗어나 하교 시간대 외출 제한 명령을 네 차례 위반해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현실은 전자감독 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우며 사회 안전망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
실효성 제고를 위해
나아가야 할 길
전자감독 제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관리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현재 보호관찰관 1인당 관리 대상자가 과도하게 많은 구조에선 밀착 관리가 어렵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현재 보호관찰관 인력이 매우 부족해 전문 영역 없이 순환하는 구조다”며 “보호관찰관의 인력 부족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고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부는 교정시설의 과밀 수용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석방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교수는 “가석방을 적극 고려할 시 보호관찰관의 업무가 가중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력 증원 계획은 여전히 발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단순한 위치 감시에 그치지 않고 심리 치료와 교정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한단 의견도 제시됐다. 범죄 유형별로 대상자의 범죄 성향과 심리 상태를 고려한 △상담 △치료 △재활 프로그램을 확대해 전자발찌가 실질적인 재범 예방 장치로 기능하도록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박 교수는 “△소년범죄자 △성범죄자 △디지털 성범죄자 △정신질환을 가진 범죄자 등은 전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기술적 보완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최근엔 인공지능을 활용해 전자감독 대상자의 이동 패턴과 과거 범죄 이력 등을 분석하고 범죄 위험도를 예측하는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교수는 “전자발찌 대상자에게 부여되는 다양한 특별준수사항을 보호관찰관이 직접 점검해야 한다”며 “기술적 측면에서 발전해 보호관찰관이 기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자감독 제도는 범죄 예방의 해결책이 될 순 없지만 무용한 장치도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지 않는다면 제도의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전자감독 제도가 실질적인 사회의 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보완과 인력 충원 및 전문성을 갖춘 관리 체계를 함께 강화하는 종합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