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를 자처하는 이들에게

2026-04-07     윤수아(정치외교 4) 교육부장

  창학특집호가 돌아왔다. 창학을 맞아 대폭 늘어난 지면과 새로운 이름들이 적힌 사령에 눈이 간다. 신문사도 새 단장을 마쳤다는 뜻일까. 한껏 성장한 신문을 기대하며 지난 770호에 대한 평을 남긴다.
  770호는 보도면 전반에서 대범한 시도를 보였다. 1·2면의 보도 기사를 확장해 사진을 삽입하고 다른 기사를 두 편가량 줄였다. 민재홍 총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기사는 전반적인 질문과 끝맺음이 훌륭하다. 다만 △재정 자립성 △종로캠퍼스 활용 △유연근무제 등 맥락이 없다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다.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세한 설명을 덧붙였다면 더 좋았을 거라 본다. 기사는 학술지와 다르다. 사어나 전문용어를 쓴다고 좋은 기사가 될 수는 없다.
  보도면을 개편한 취지는 좋다. 적절한 사진을 넣은 덕분에 운현극예술회 정기공연과 신임 총장 인터뷰가 돋보인다. 그러나 ‘양보다 질’을 추구했다면 남은 기사에도 신중해야 했다. 신입생 멘토 프로그램을 지적한 기사의 경우 프로그램 특징을 서술하는 데 분량을 절반가량이나 할애했다. 정작 문제가 무엇인지는 아리송하다. 구조 설명은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부가 정보에 그쳐야 했다. 학생회관 공사를 다룬 기사는 ‘석면’이라는 소재를 접합해 색달랐다. 다만 학보인 만큼 우리나라가 아닌 우리대학의 이야기를 더 다뤘으면 싶었다. 다른 건물의 석면 실태를 다룬 후속 보도가 기대되는 기사다.
  ‘통계와 현실 사이 간극, 전자감독 제도’는 주장 간 모순이 느껴져 아쉽다. 전자발찌라는 소재는 좋으나 해당 제도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지 않다. 특히 범죄 유형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 것이 문제인지, 이동 경로만 감시하는 것이 문제인지 의문이다. 기사 전반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함께 제시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소재와 더불어 주제 또한 끊임없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름 없는 말들이 방황하는 나날이다. 실명 건 대자보는 희귀해졌으며 학생자치에는 위태로운 순간이 오곤 한다. 개중에 떠도는 말은 많으나 쉽사리 뭉치지 못한다. 이런 시대에서 실명을 내걸고 종이 신문을 고집하는 자세는 이미 박수쳐 줄 만하다.
  대학가의 뉴노멀에서 역류를 자처하니 취재가 녹록치 않을 거란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럼에도 학내 취재만큼은 여력을 아끼지 말길 바란다. 응어리진 말들을 먼저 발굴해 내는 것이야말로 기자의 본분이 아닐까. 보이지 않는다고 의견이 없는 건 아니니 주저하지 않고 먼저 다가가 봤으면 한다. 그런 과정에서 의외의 목소리를 발견할 수도 있고 간과했던 논지를 찾게 될 수도 있다. 새롭게 사령을 채운 이들과 지금껏 신문을 내온 이들의 꾸준한 만용을 응원하며 쓴소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