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홍 총장에게 우리대학 주요 현안을 묻다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안에 대해 앞으로의 방향성 모색해야
지난 28일, 본사와 근맥 교지편집위원회(이하 근맥)의 공동 주관으로 민재홍 총장(이하 민 총장)과의 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간담회는 학내 자치언론기구로서 본사와 근맥이 그간 취재해 온 학내 핵심 사안들을 중심으로 질의를 이어갔다. 이에 민 총장의 입장과 대학 운영 방향성을 직접 확인해 보았다.
소통의 장 실현할
덕성 아고라
이날 간담회 1부는 총장 직속 민주 거버넌스 소통위원회와 덕성 아고라의 역할에 대한 질의로 시작했다. 먼저 민 총장은 민주 거버넌스 소통위원회와 덕성 아고라의 △역할 구분 △안건 처리 △참여 방식 등 운영 절차에 관해 덕성 아고라는 특정 기구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모든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구성원들과 함께 논의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민 총장은 “덕성 아고라 실현을 위해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학생 구성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구조를 현재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대학은 중앙운영위원회와의 간담회를 통해 학내 의견을 수렴해 대학본부에서 반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 총장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민주적 소통을 거치고 있다”며 “학칙과 규정 개정 시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규정 심의를 거쳐 반영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등록금 동일하지만
학습권 보장받지 못해
재직자전형 학우들의 학습권 문제도 주요 의제 중 하나다. 근맥이 지난 6월 재직자전형 2·3학년 재학생 81명 중 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7%가 학습권 보장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전형 도입 당시 교무처장으로 재직 중이었던 민 총장은 “도입 이후 교원 충원과 수업 운영 등 여러 부분에서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다”며 “향후 교원 확충과 제도 내실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학생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더해 재직자전형 학우들의 학습권과 관련해 수업 선택권 제한이 지적됐다. 이러닝을 제외하면 주중 오후 7시 이후와 주말에 개설된 강의만 수강할 수 있고 현재 교양과목 또한 이러닝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재직자전형을 도입해 시행 중인 서울 소재 타대학의 경우 다수의 대학이 재직자전형 학생들에게 주간 수업의 수강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민 총장은 “교양 수업의 주간 운영은 다음 학기부터 진행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다”고 답했다. 다만 전공 수업의 경우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야간과 주말에 편성된 수업 시간표로 인해 재직자전형 학우들은 교내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대해 민 총장은 “학내 △도서관 △열람 공간 △상담 지원과 같이 야간 시간대 운영 가능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며 “재직자전형 학생들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애 학생 위한 근본적인
학습환경 조성 필요해
민 총장은 공약으로 장애 학생을 배려한 포용적 캠퍼스 문화 조성을 약속했다. 현재 우리대학 배리어프리 시설은 현실적으로 장애 학생이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장애 학생 지원 시설의 접근성 문제를 다뤘다. 특히 차미리사기념관 내 장애 학생 화장실 이용 문제와 장애인 콜택시 주정차 공간 조성의 구체적인 계획을 질의했다. 민 총장은 “장애학생지원센터를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꾸준히 듣고 있다”며 “이동 및 편의시설 개선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확인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장애 학생 간담회 운영 방식과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민 총장은 “학생과 학부모의 개인 정보와 같은 민감한 상황이 논의될 수 있어 현재 장애 학생 간담회는 비공개로 운영 중이다”며 “간담회 내부에서 나온 사안들은 함께 논의해 수정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답했다.
이후 장애 학생의 자립 생활을 위한 생활 도우미 지원에 대해서 질의가 이어졌다. 현재 학내 장애 학생 지원은 배리어프리 환경과 학습지원에만 한정돼 있어 실질적인 자립생활을 돕기 위해선 생활 도우미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민 총장은 “즉각적인 도입은 어렵겠지만 예산 및 인력 문제를 검토한 후 가능하다면 시범 운영 방안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독문·불문 신입생 미배정
침해되는 학우들 학습권
우리대학은 2024학년도 독어독문학전공(이하 독문)과 불어불문학전공(이하 불문)의 신입생 미배정을 결정해 지난해부터 신입생을 받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민 총장은 독문·불문 신입생 미배정은 이미 이사회에서 승인된 사안이기에 원상복구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민 총장은 “학과 간 경계를 허무는 융합 교육의 형태를 추진하고 있다”며 “독문·불문에서 제시한 대안을 반영해 유럽언어문화콘텐츠학전공 개설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현재 독문·불문에 소속돼 있는 학우들은 학습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두 전공의 신입생 미배정이 결정됨에 따라 독문·불문의 전임 교원 충원이 어려워졌으며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전공과목 개설 및 운영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 총장은 “학교생활과 수업에 부족함이 없도록 남아 있는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밝혔다. 이어 독문·불문 학생들의 전공 이수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코드쉐어링 △온라인 과목 개설 △교원 충원 계획을 덧붙였다. 민 총장은 “불문 같은 경우 전임 교수 퇴임으로 당장 내년부터 교원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특별임용 교수를 충원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독문·불문 신입생 미배정과 같이 최근 대학 사회 전반에선 인문학 계열 전공과 기초학문의 통폐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민 총장은 ‘덕성 미래교육위원회 TF’를 구성해 기초 학문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 총장은 “올해 가을까지 전공 간 불균형을 해결하는 학사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또한 인문학 계열 전공의 교내 연구비를 내년부터 인상하고 1년간 전임 교원 25명을 충원할 계획을 밝혔다.
청소 노동자 교섭
6월 2일 이후 본격화
2022년도부터 학내 청소 노동자들은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덕성여대분회를 결성해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파업 시위에 나섰다. 그러나 우리대학은 임금 인상에 정년퇴직 인력 미충원을 전제로 걸어 4년간 약 20%의 인력을 줄였다. 이후 2025년 청소 노동자들은 학교 측에 인원 충원과 임금 인상을 재요구했다. 현재 학교 측은 여전히 원청교섭 요구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민 총장은 임금 협상이 지체되고 있는 이유를 묻는 질의에 “노란봉투법이 시행됨에 따라 현재 11개 대학과 함께 대학이 원청 사용자성을 갖는지에 관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며 “6월 2일 판결이 나오는 대로 즉시 교섭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우리대학은 지난해 서울 지역 15개 대학이 참여한 집단교섭에서 유일하게 임금 협약을 거부했다. 현재 우리대학 청소 노동자들은 서울 지역 타대학보다 월 4만 8천 원이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 민 총장은 “2026년도까지 받지 못한 임금에 관해 판결 직후 소급분을 지급할 것이다”고 밝혔다.
청소 노동자 근무 환경 개선에 대해서도 질의가 이어졌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의하면 세탁 및 샤워 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현재 우리대학은 청소 노동자들이 실질적으로 이용 가능한 샤워실이 마련돼 있지 않다. 또한 학교 측이 청소 노동자의 도서관 이용과 와이파이 사용까지 제한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민 총장은 “청소 노동자의 현장 점검을 실시해 개선사항을 지시했다”며 “세탁 및 샤워 시설 마련도 법령 충족 여부를 면밀히 살피고 와이파이 사용 가능 여부 역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형식적 논의 넘어
실질적 이행 필요해
마지막 식순으로 사전·현장 질의가 이어졌다. 사전 질의 시간에는 △과학기술대학 기초 교과목 부족 △특성화고 내신 산출 방식 동등화 △인문사회관 와이파이 불안정 등의 논의가 이어졌다. 민 총장은 “특성화고 내신 산출의 경우 국·영·수·사·과 80단위 이수 여부에 따라 페널티를 부여하고 있어 충분히 변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후 현장 질의에선 2부에서 논의된 불문 특임 교수 채용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민 총장은 “8월 31일까지 불문 특임교수 채용을 완료해 2학기부터 수업이 가능하도록 진행할 것이다”며 “특임 교수가 지도 교수로서 충분한 역할 수행이 가능하도록 신중한 채용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 학생 간담회 공개 전환 △장애 학생 생활 지원 △장애인 콜택시 주정차 허용 공간 확장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민 총장은 “해당 사안들에 대해 논의 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총장 간담회에서는 우리대학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들이 질의됐다. 다만 이번 간담회에서 다뤄진 사안들은 오랜 기간 해결이 지연돼 온 문제인 만큼 향후 실질적인 대책 마련과 신속한 이행이 필요하다. 행사에 참여한 박수빈(독어독문 4) 학우는 “시간이 부족해 좀 더 다양하고 긴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추후 본사와 근맥은 학우들로부터 추가질의를 받아 민 총장에게 서면으로 전달한 뒤 답변을 공개할 예정이다. 민 총장이 밝힌 소통 중심의 대학 운영 방식이 실질적으로 이어져 다양한 의견이 수렴돼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