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물었던 미끼

2026-06-01     임소현(정치외교 4) 학우

  2026년 6월 3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다. 이번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첫 중간평가가 이루어진다. 정부와 여당은 대통령 핵심 공약을 지방선거와 연계해 맞춤형 미끼를 던진다. 반대로 야당은 현 정부의 실정을 극단적으로 공격하며 자신들의 후보가 돋보이도록 한다. 정치권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치권은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미끼전략’을 사용한다. 미끼전략이란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유인요소를 제시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마케팅에서 사용하는 이 전략은 정치권에서도 빈번히 사용한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은평구 곳곳을 도배했던 교통 공약들이 바로 그 전형적인 사례다.

  은평구에서 도심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통일로를 타야 한다. 3호선 지하철은 경기도에서 승객을 태우고 오기 때문에 이미 포화 상태다. 교통문화지수 1위 타이틀을 얻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구민들은 교통의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일상이다. 그렇기에 교통 관련 공약은 구민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은평구의 구청장 후보자들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과 고양은평선 조기 착공을 1순위 미끼로 던졌다. ‘신분당선 연장 확정’이라는 현수막이 동네에 걸렸다. 이는 구청장이나 서울시장의 권한이 아니다. 중앙정부의 영역이지만 후보들은 마치 당장이라도 개통할 것처럼 포장했다.

  2019년, 은평구민 30만 명은 신분당선 서부 연장 등에 서명했다. 이는 은평구 전체 인구의 약 60% 이상이 참여한 거대 의제였다. 8회 지방선거 직전 정부 계획에 노선이 반영되면서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은평구민 30만 명의 염원이 담긴 서명부는 정치인들에게는 그저 30만 개의 확실한 표로 보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4년이 지난 오늘, 우리가 물었던 미끼는 어떠한가? 2023년 8월,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0.36 경제성 부족으로 최종 탈락했다. 100원 투자했을 때 돌아오는 사회적 이익이 고작 36원이라는 뜻이다. 유권자들은 이 거창한 미끼에 홀려 후보의 세밀한 행정 능력을 보지 못했다.

  김미경 현 은평구청장은 이번 지방선거에 다시 출마한다. 지난 3월 은평구 구청장은 인터뷰를 통해 “고양신사선(신분당선 서북부연장 대안 노선)과 고양은평선 신설 등 단기간 완성될 사업이 아닌 만큼 정책의 일관성과 행정의 연속성을 지키며 아직 맞추지 못한 퍼즐을 완성하는데 남은 역량을 쏟겠다”라며 다시 교통 공약을 강조했다. 은평구의 사례는 전국 어디에나 존재하는 미끼 정치의 축소판이다. 우리는 이제 화려한 미끼 공약 뒤에 무엇이 숨어있는지 봐야 한다. 모든 공약이 미끼는 아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공약은 미끼일 뿐이다.

  곧 제9회 지방선거를 실시한다. 은평구 사례처럼 지자체장의 권한 밖이거나 경제성이 현저히 낮지만 확정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공약은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마케팅 기술임을 인지해야 한다. 예산과 권한을 살펴보며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자. 지난 4년간 이행 결과가 어떠했는지, 특정 공약이 다른 본질적인 과제를 가리고 있지 않은지 꼼꼼히 따져보자. 과연 우리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정치권이 설계한 심리적 미끼에 이끌리는가? 이제는 능동적인 소비자의 자세를 가진 유권자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