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영화 추천] 걸파이트 /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

2006-06-07     권김현영

걸파이트

(Girlfight, 2000, 110 분, 감독 캐린 쿠사마, 출연 미쉘 로드리게즈)

복싱을 하는 여성이야기라면, 지난해 개봉했던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떠올릴 테지만 이 영화는 그보다 먼저 만들어진 영화다. <밀리언 달러 베이비>에서는 나이든 남성의 뒤늦은 성찰에 무게중심을 둔 영화였다면, 이 영화는 복싱을 매개로한 한소녀의 내면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성장기 소녀들의 몸(body)은 소녀와 여자 사이의 경계를 넘는 징표로써 의미를 가진다. 대부분 이렇게 경계를 넘는 과정에는 처녀성의 상실 혹은 자발적인 해방 등의 과정이 그려진다. 그러나 이 영화서는 이성애중심세계, 남성중심세계에서의 규정된 소녀 몸(body)의 관습성이 무너진다. 메쉘 로드리게즈의 야수와 같은 눈빛과 근육질 몸은 그 자체로 문화적 사회적 편견과 관습이 무너뜨린다.

엄마는 여자를 좋아해

(My Mother Likes Women, A Mi Madre Le Gustan Las Mujeres, 2002. 96분, 감독 다니엘라 페허만, 이네스 파리스, 출연 레오노르 와틀링

만약 엄마에게 애인이 생긴다면? 그런데 심지어는 그 애인이 스무살이나 어린, 자기 또래의 여자라면? 혹시 동성애가 유전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세 딸들은 엄마와 새로운 여자 애인을 떼어놓기 위한 작전을 펴지만, 작전은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이전에 동성애를 다룬 영화들이 너무 무겁거나 너무 가벼웠다면 이 영화의 스탠스는 그 중간에 있다. 퀴어적인 웃음을 선사하면서도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권김현영(언니네트워크 출판편집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