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영어 첫 학기, 몇 점인가요?

2007-08-25     박시령 기자

2007학년도 신입생부터 교양필수 과목으로 적용된 신입생 기숙영어 프로그램(DDE: Duksung Dynamic English for freshmen)이 지난 2월 시작된 후 6개월이 지났다. 기숙영어는 신입생이 2~3주간 원어민 교수와 함께 언어교육원에서 생활하며 총45~54시간의 영어교육을 받고 이수 시 학점을 인정받는 프로그램으로 국내대학 중 우리대학이 최초로 시도했다. 한 학기의 실시를 통해 본 기숙영어 프로그램이 지닌 장점은 무엇이며 앞으로 보완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영어 수업 이후 외국인을 대할 때 두려움을 사라진 것에는 동의했지만 프로그램 수업 내용과 원어민 교수의 자질 등에 불만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자유시간의 부족, 기숙영어 수업과 학과 수업 병행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학기 중 기숙영어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 영어실력 향상 위한 수업을
기숙영어 수업이 본인의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54.2%(78명)의 학생들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선택했다. 기숙영어의 과제(작문)와 쪽지시험이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답변도 56.9%(82명)로 높았다.

정혜옥(영문) 언어교육원장은 기숙영어 실시 당시 “이 프로그램의 일차 목표는 학생들이 외국인을 대할 때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많은 학생들은 기숙영어 프로그램 이수 후 외국인을 대할 때의 두려움이 어느 정도 사라진 것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실질적인 영어실력의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사회과학부 1학년 학우는 “아무리 초급회화라고는 하지만 대학생의 눈높이와 수준에 전혀 맞지 않는 수업이었다. 또 수준별로 반을 나눴지만 전반적으로 수준이 낮은 편이었다”는 의견을 보였다. 좀 더 체계적인 실력별 테스트를 실시하고 실력에 따르는 구체적인 교수학습법을 마련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저녁수업 세 시간을 매번 다른 교수가 진행해 오히려 수업의 연속성이 떨어지고 모든 학생들이 영어를 사용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1학년은 “수업시간에만 잠깐 영어를 사용하니 기숙하며 영어를 학습하는 의미가 없었다. 기숙영어 내내 영어를 사용하게 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고 전했다.

반면 학생들의 불성실한 참여를 기숙영어 프로그램의 불만족스러운 부분으로 꼽는 학우도 있었다. 한 학우는 “반 편성 시험을 치를 때 학생들이 실력을 발휘해서 열심히 임하지 않는 것도 문제이다. 먼저 프로그램을 이수한 친구들이 각 반의 특성을 다 알려줘 과제가 적은 반에 배정되기 위해 일부러 시험을 잘 못 보는 학생들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강제성이 있고 이수만 하면 학점이 나온다는 생각에 오히려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는 학생도 있었다. 

원어민 교수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원어민 교수의 수업 방식에 대해 묻는 항목에 만족이 29.2%(42명), 보통이 32.6%(47명), 만족하지 않는다가 38.2%(55명)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가장 높았다. 대다수의 학우들이 원어민 교수의 소홀한 수업준비를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 학기 중 기숙영어, 자유시간이 부족해
여러 학생들이 학기 중 기숙영어 프로그램을 실시하다보니 자유시간을 가질 수 없게 되어 불만이라는 의견을 표했다. 기숙영어로 인해 자유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62.5%(90명)의 학생이 ‘있다’고 응답했다. 학기 중 기숙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할 경우 오후 6시 이후의 수강과목을 포기해야 했으며, 학과 수업과 기숙영어 수업이 겹쳐 과제가 많아져 힘들다는 학우도 있었다. 기숙영어 프로그램을 방학 중에만 집중적으로 실시하거나 신입생 전체가 아닌 지원자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간혹 나왔다.

그러나 기숙영어의 기숙생활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숙생활을 통해 협동심이 향상됐는갚라는 질문에 대해 신입생 35.4%(51명)가 ‘그렇다’고 답했고, 28.5%(41명)가 ‘보통’이라 답했다. 기숙생활이 친밀도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답한 응답자도 59.7%(86명)로 높았다. 수시로 입학한 한 학우는 “수시로 대학에 입학하고 기숙영어를 했는데 기숙영어를 하면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다. 동기들과 기숙하는 점이 기숙영어의 제일 큰 장졈이라고 말했다.

2007년 새롭게 선보인 우리대학만의 특화된 기숙영어 프로그램은 이제 막 출발점을 벗어난 상태이다. 보완할 점은 단단히 보완하고 없앨 부분은 과감히 없애야 한다. 한 학기 한 학기 거듭할수록 더욱 발전되고 우리대학에 잘 맞도록 변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