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유재옥, 정진우 교수의 추천도서

2003-09-27     덕성여대 기자

이 책은 루게릭 병으로 죽음을 눈앞에 둔 노교수 모리 슈워츠가 자신을 찾아 온 옛 제자 미치와 나누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가 자신의 기력이 다하는 순간까지 제자 미치에게 사랑과 열정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는 삶에 관한 기본적 질문들과 새삼스러이 마주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것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는 역설적으로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오늘의 문화가 기피하는 이 오래된 질문과 대면한다는 것이 '좋은 삶'을 사는데 있어 얼마나 소중한 지도 절실하게 깨닫게 해 준다.
 문화인류학의 시각에서 보면 모리는 자신이 속해 있는 문화를 낯설게 상대화하는 작업의 중요성을 시사하기도 한다. 점차 몸이 마비되어 다른 사람이 자신의 엉덩이를 닦아줘야 하는 상황이 되자 그는 그 상황을 즐기기로 마음먹는다. 이렇게 그는 우리의 존재와 성장의 조건인 '타인에의 의존'을 터부시하는 미국문화를 가볍게 상대화한다.
 "우리가 아기로서 삶을 시작할 때, 누군가가 우릴 돌봐줘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 그렇지?  그리고 나처럼 아파서 삶이 끝날 무렵에도, 누군가가 돌봐줘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어, 그렇지?" 그의 목소리가 소근거림으로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여기 비밀이 있네. 아이 때와 죽어갈 때 외에도, 즉 그 중간 시기에도 사실 우린 누군가가 필요하네”
"우리의 문화는 우리 인간들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게 하네. 그러니 그 문화가 제대로 된 문화라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굳이 그것을 따르려고 애쓰지 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