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미술관]구스타프 클림트

2008-09-19     박희숙 작가

 

 


클림트의 대표작이자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은 <키스>다. 클림트 회화의 가장 중요한 시점에 제작되었던 이 작품은 금박과 은박을 과도하게 사용해 세기말의 빈을 표현하였다. 이 작품은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지> 연작 중에 실러의 ‘환희의 송가’ 중 ‘전 세계에 보내는 키스’라는 구절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 하지만 실러가 넓은 의미의 키스였다면 클림트는 키스를 개인적 의미로 사용했다.


<키스>는 황금빛 망토를 걸치고 있는 두 연인이 열정적으로 키스를 하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으로서 제도화된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꽃밭에서 남자는 두 팔로 여인의 머리를 감싸며 키스를 하고 있고 여인은 남자의 목에 팔을 감고 키스의 달콤함과 황홀함에 눈을 감고 있다. 꽃밭은 천국을 의미하고 있으며 남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으나 여자의 얼굴이 관람객을 향하고 있는 것은 키스의 주도권은 남성에게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남자의 몸은 황금빛 망토에 둘러싸여 있어 나타나지 않으나 여자의 몸은 윤관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암시한다.


남자가 쓰고 있는 담쟁이 화관은 전통적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사티로스를 상징하는 것으로서 이 작품에서는 남자의 음탕한 속마음을 의미한다. 또한 남성 어깨에서부터 흘러내리는 반짝이는 것은 세속적인 후광을 상징하고 있으며 중간에 끊어진 꽃밭은 사랑의 위태로움을 암시한다.


클림트는 금박 이외에 풍부하고 화려한 색을 사용함으로써 더욱더 주제를 돋보이게 했다. 인물과 대조를 이루고 있는 배경에서 주로 검은 색과 흰색의 직선을 모티브로 표현한 남성의 옷은 남성의 힘을 강조했으며, 적색의 타원형 모티브를 사용한 여성의 옷은 밝은 색채와 원형의 모티브로 화려하게 장식을 사용해 남녀 간의 이질적인 성격을 표현했다. 


클림트는 원시미술과 이국적인 미술의 다양한 양식에 이끌렸고 <키스>는 유럽, 비잔틴, 일본 미술의 요소를 절충하여 장식을 극대화시키면서 효과와 상징성을 높인 작품이다. 또한 1906년~1909년에 걸쳐 클림트의 황금스타일의 정점을 가리키고 있는 작품으로서 1908년 쿤스트샤우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