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주연배우

2009-01-08     김민지 기자


 

주연: 아직 성별조차 확정된 바 없음 (화려한 라인업, 신구배우들 모두 있음)
감독: 아마도 이사회 (최종 배우 선발권을 쥐고 있음)
조감독: 교수들과 7인의 선거인 (우열을 가릴 수 없는 3명의 후보자를 1차 선발해야 함)
카메라 감독: 다수


총장 후보자들로 인해 지난 한 주는 대학부 기자에겐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했다. 서로 주연배우가 되기 위해 앞 다투어 글을 올리던 총장 후보자들 중엔 화려한 전적을 가진 이도, 이미 익숙한 이도, 아주 낯선 이도 있었다. 하지만 빽빽하게 채워진 ‘공약=발전계획서’의 내용만큼은 눈에 차도록 익숙한 것들이었다. 그동안 취재를 하며 돌아본 학교의 부족한 점, 넘치는 점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누구에게나 눈에 띄지만, 누구나 바꿀 수는 없는 부분이다.


물론 누구의 공약이든 허튼 것은 없다. 꾸준히 덕성의 총장이 되기 위해, 덕성의 주연배우가 되기 위해 덕성의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해 그 중 가장 필요한 것을 내세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묘하게 숨겨진 입에 바른 ‘단 소리’ 역시 없지 않았다. 물론 현명한 감독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덕성에 지금 필요한 것은 현 시점을 냉철하게 평가할 줄 알고 그 이후의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쓴소리 위원’이다. 덕성의 경쟁력은 그 쓴 맛 위에 자라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공약이 지향하는 목표는 하나, 바로 덕성의 비상(飛上)이다. 4년의 시간 동안 덕성여대에 진짜 날개를 달아줄 한 명의 주연배우, 한 명의 총장 선출을 기다려 본다.